몸이 말을 걸다_keep 1일차

망원동 헬스장 Keep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 일기

Feb 27. 2024

몸이 말을 걸다: Keep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1. 새벽에 분당에서 망원까지 와야 할까?

오늘부터 Keep의 앰배서더로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처음에 Keep 엠배서더 모집을 한다고 했을 때는 집이 분당이고, 새벽에 글도 써야 하기에 가볍게 넘기려 했다. 그러나 내 몸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이번에는 거리 핑계로 무시할 것인가?

언제까지 운동도 안 하고 그렇게 살 것인가?'

고심을 하다가 한 주를 거의 넘겨서 코치님께 다시 연락했다. ‘엠베서더, 아직 할 수 있냐고?’ 그리고 나는 Keep의 엠배서더로서 오늘 첫 번째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날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오전 8시에 운동 시작이니까, 6시에 일어나면 충분히 도착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버스를 타고 서울 시내를 가로질러 망원동 까지 오는 길은 만만하지 않다. 첫날을 지각으로 시작했다. 미안한 마음으로 조용히 트레이너님과 함께 운동 중인 그룹에 참여했다.

2. 아픈 만큼 성숙한다

<리커버리>

오늘 운동은 몸으로 하는 스트레칭 운동이었다. 매트와 몸만 있으면 어디에서나 할 수 있는 운동이었다. 폼롤러로 무릎 전방을 눌러주는 동작을 따라 했다. 코치님이 오늘 제일 아픈 운동이라 하시며 몸동작은 보여주셨다. 무릎은 꿇어앉은 자세로 한쪽다리는 뒤쪽으로 쭉 펴고 다른 쪽 무릎은 폼롤러 위에 문지르면 된다. 그러면 내 몸의 중량이 무릎 전방을 눌러서 스트레칭이 되는 원리였다. 너무 아팠다. 무릎 전면 근육 마디마디가 극단적 고통을 느끼는 순간이다. 그런데 트레이너님의 말씀이 너무 철학적이다.

“아프면 아플수록 이후에 시원한 쾌감을 느끼실 거예요”

쇼펜하우어가 '인생은 쾌락과 권태 사이를 오가는 시계추와 같다' 고 하지 않았던가? 온 몸이 너무 아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적응이 되면서, 왠지 모를 즐거움에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새벽에 일어나 먼 길을 달려온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코치님의 다른 여러 동작들을 따라 하면서 시종일관 든 생각은 내 몸이 너무 경직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몸 마디 하나, 근육 하나 제대로 가동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몸은 지금 살아있는 게 맞는가? 혹 나는 이렇게 천천히 뻣뻣해져 가며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가? 이렇게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3. 운동은 나를 사랑하는 법

살아 있는 것은 부드럽고 죽어 있는 것은 뻣뻣하다. 태풍이 거세게 불어 모든 나무가 서 있기도 힘들 때, 흔들림 없이 굳건히 서 있는 나무는 죽은 나무다. 살아 있어야 흔들리고, 살아 있는 것이어야 부드럽다. <최진석, 생각하는 힘 노자인문학, 위즈덤하우스>

노자는 살아 있는 것과 죽어 있는 것의 차이를 뻣뻣한가 부드러운 가로 구분했다. 나는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마음의 양식을 찾는 데는 열심이었지만, 내 마음을 들여보는 것만큼 내 몸을 챙기고 돌아보는 일에는 무관심했던 것 같다. 그러나 오늘 운동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다. 자 자신을 만드는 것은 머리에만 있지 않고 내 몸을 돌보는 일이 내 전인적 성장과 건강을 이루는 일이다. 나의 신체야 말로 나의 존엄을 지키는 원초적 토양이다. 거룩함은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여기서부터 출발하는 착실한 하루하루의 노력이고 작은 발걸음인 것이다.

이번에 주어진 기회를 소중히 여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머리만 크고 몸은 작은 가분수형 인간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나의 몸부터 돌보는 평범한 일삼을 회복하기로 결심했다. 통합적인 삶, 전인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 나의 소중한 아침을 Keep과 함께 시작하고 싶다. 나를 사랑하고 살리는 또 다른 방법 그것은 바로 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