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도스토옙스키
1. Read Me(본 것)
無惻隱之心 非人也 무측은지심 비인야
無羞惡之心 非人也 무수오지심 비인야
無辭讓之心 非人也 무사양지심 비인야
無是非之心 非人也 무시비지심 비인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도 아니다.
부끄러운 마음이 없으면 인간도 아니다.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도 아니다.
옳고 그름을 구별하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도 아니다.
<맹자>
자기가 무언가를 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자가 있다면, 그는 자기가 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그것을 욕망하지 못하네. …… 그렇지만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여전히 생각하는 자들이 남아 있네. 그렇기 때문에 아직 훌륭하지도 나쁘지도 않은 자들이 지혜를 사랑하네philosophein. -《향연Symposium》
만일 행복이 눈앞에 있다면 그리고 큰 노력 없이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등한시되는 일이 도대체 어떻게 있을 수 있을까?
-스피노자, 《에티카》
“철학함을 배운다!”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 다시 칸트에게 도움을 구해보도록 하자. 어떤 강의에서 칸트는 말했다고 한다. “철학함을 배운다는 것은 자기 이성을 스스로 사용할 수 있음을 배운다는 것이다.” 《논리학 강의록Die Vorlesungen überLogik》
2. Note Me(쓸 것)
톨스토이의 고백처럼, 이 시대에도 황제, 귀족, 법관, 상인, 소장처럼 권력과 부를 가졌으나 서로에 대한 사랑과 동정을 잃은 인간을 보기란 정말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우리의 리더가 최소한 스스로 죄 많은 인간임을 자각하고 '궁핍에 처한 인간은 자유를 알 수가 없지 않냐'라고 반문하는 인간이 아니길 바란다. 오히려 어느 누구도 사람을 처벌하거나 교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므로, 항상 모든 사람을 몇 번이고 한없이 용서해야 한다는 이 단순한 진리를 깨달은 양심 있는 인간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러나 나는 오늘 산상수훈의 진리 앞에 평안하지도 자유 하지도 못한 채 분노할 수밖에 없음이 통탄할 따름이다.(재인용)
도스토옙스키의 인간관도 그 맥을 같이 한다. 인간은 종착점이 아니라 이제 막 길에 들어선 존재이다. 인간은 합리적이고 완결된 것처럼 치장하지만 그 내면은 항상 불합리하고 모순적인 존재이다. 도스토옙스키식으로 얘기하자면 배은망덕하고 악하고 더러운 ‘지하생활자들’이다. 인간 내면은 항상 소돔의 이상(지옥)과 마돈나의 이상(천국)이 싸움을 벌이는 치열한 전쟁터이다.
그러나 심각한 문제는 인간 내면에 자리한 악마적 습성만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그 악마적인 본성을 은폐하거나 외면하고 값없이 구원받은 척하는 위선과 근거 없는 선민의식이다. 수치심을 잃은 자에게 구원의 손길은 필요하지 않다. 벌레만도 못한 자신의 죄악을 자백하고, 악하고 더러운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인간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구를 구원한단 말인가?
“일어나세요. 지금 즉시 나가서 네거리에 서서
먼저 당신이 더럽힌 대지에 절을 하고 입을 맞추세요.
그 다음 온 세상을 향해 절을 하고 소리를 내어
모든 사람에게 말하세요. ‘ 내가 죽였습니다.’라고.
그러면 하느님게서 또 다시 당신에게 생면을 보내주실 거예요.
<죄와 벌, 토스토옙스키>
인간의 진정한 죄는 눈에 보이는 범죄가 아니다. 진짜 죄는 내면에 감추어진 악마적 본성을 은폐한 채 천국의 이상을 설파하며 맹신하는 곳에서 독버섯처럼 자란다. 그는 도끼로 타인 분 아니라 자기 심연의 깊은 그곳도 갈라버렸다.
그리고 이제는 나가야 한다. 나가서 타자들과 연결되어야 한다. 광장의 많은 이들과 연결돼서 그들에게 ‘내가 죽였다’고 고백하는 것은 자존심을 내려두고 겸손해 질 것에 대한 결단의 의미가 있다. 진심으로 겸손한 사람만이, 자신의 죄를 부끄러워하는 자만이 자기의 죄를 회개할 수 있다. 그래서 대지에 엎드려야 한다. 대지에 절하고, 그 더러운 땅에 입을 맞추라는 것이야말로 나의 죄를 자복하는 시작점인 것이다.
3. Remember Me(더 깊은 사유를 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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