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짹짹'
윤활유가 말라버린 듯, 자동문 롤러가 찌걱거린다. 그 소리는 이물질과 오랜 마찰 탓에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기계음이 마치 새소리처럼 들린다. 고장이 나서 분해되기 전까지, 아직 살아있다는 저항일까? 아니면 구속을 벗어나 새처럼 날고 싶은 외마디 비명일까?
그저 안팎을 구분하며 "통과!"를 승인하는 것 외엔, 매번 반복되는 일상일 뿐이다. 그렇다고 드나듦을 완전히 막는 일도 없다. 다만, 일시적으로 고장 나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뿐. 문짝이 제대로 기능하면 우리는 그 틈을 지나가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거부당한다. 결국, 수없이 반복되는 그 일만이 우리를 허락한다.
그러다 이 장치는 마침내 반란을 일으킬까? 구속을 풀겠다는 의지를 보일까? 한참을 보고 있자니, 갑자스런 생각이 든다. 땅바닥에서 무엇인가를 쪼아대던 참새가, 인기척에 푸르륵 날아오르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 작은 몸짓이지만, 그 속에 한껏 솟구치는 비상이 있다.
그늘 좋은 나무 아래로, 어디라도 날고 싶다는 자유가 가득 차 있다. 유리에 비친 그 유희가 부럽다고, 그 몸을 닮아, 소리라도 흉내 내 보려 한다. 날아오르는 것은 다음에, 일단 소리라도 따라 해 보자고.
하지만 그마저도 앗겨 버린다. 수리업자는 문을 손질하고, 뱉어내는 찌꺼기에 잠시 숨이 막힌다.
새소리이던 쇳소리는 다시 울음을 잃고, "스르럭" 소리만 뒤로 남는다.
"다 됐어요. 부드럽게 잘 굴러가네요."
자유는 거칠고, 안온함은 부드럽다. 부드러움이 부러움으로, 탈출은 다시 새소리로 시작되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완전한 해체를 피하며 단단한 하루를 붙잡는다.
"스르럭, 잘 작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