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욱, 국구'
'아르럭 아르럭'
'아르럭 국구, 구욱 아르럭'
솔 잎새 엮어 펴는 황혼의 고운 자리.
산비둘기, 왜가리 하루를 접고,
나는 물고기, 너는 벌레며
한 낮 무용담에 소란한 시간.
서로의 시새움, 공간으로 일어서며,
울음은 뒤섞여도 곧추 세운 날갯짓.
나의 하늘, 그의 것이 틈 벌려,
여기는 자유 비행,
저기는 금지구역.
하나로 빨려들어 회색의 무명지대.
날아도 날 수 없는, 날 수 있어 날지 않는,
너의 우아함, 그의 날렵함,
'아르럭국구'
'구욱아르럭'
우리는 명상화해, 사유와평화
생각을 좇으라.
사유를 사유하라.
왜가리, 산비둘기 울음이 뒤섞여도,
너는 접근금지, 다시금 비행금지.
산책로 길쭉한 길 무심한 등불 하나.
어느 울음마저 고고한 높이
그는 선회하고,
나는 맴돌며,
서로의 상승은 서로의 마찰.
밝혀진 경계가 발걸음에 채이는 밤.
그는 날고, 나는 걷는다.
나는 날고 그는 쳐다본다.
구욱—
아르럭—
이름을 얻지 못해 저문 하늘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