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준호 Apr 07. 2016

친인척? 친척(親戚) VS 인척(姻戚)...

고모(姑母)와 이모(姨母)

‘친인척(親姻戚)’? 친척(親戚)과 인척(姻戚)은 어떻게 다르지? 외척(外戚)은 또 뭐지? 어떤 포털 게시판에 올라왔던 글을 보고, 한번 정리 해 보고자 합니다.  


친척(親戚)?


‘친족과 외척을 함께 이르는 말’입니다. 친족은 아버지의 가족이고, 외척은 어머니의 가족입니다. 조선시대 외척(주로 중전의 남자 형제들 = 세자의 외삼촌들) 들은 큰 권력을 소유하기도 했지만, 외척이라는 이유만으로 죽임을 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태종 이방원이 외척 세력을 견제한다는 명분으로 세종대왕의 외척 (민무구 민무질 형제) 들을 모두 죽인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나의 친족>


<나의 외척>



인척(姻戚)? 


한편, ‘인척(姻戚)’은 한자어의 뜻을 먼저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인(姻)’은 ‘시집가다’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혼인(婚姻)’과 같은 단어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원래는 여자가 시집가는 상황을 묘사한 글자이지만, 지금은 그냥 ‘결혼’을 총칭합니다. 


엄마의 여자 형제, 즉 ‘이모(姨母)’는 나와 친족관계이지만, 이모의 남자친구는 나랑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모가 그 남자친구와 결혼했습니다. 나에게 이모부가 생겼습니다. 원래 아무런 관계가 아니었는데, ‘혼인(婚姻)’을 통해 이모부와 나는 친족 관계가 성립된 것입니다.  혼인 관계를 통해 친족 관계가 성립되었을 때, 이를 ‘인척(姻戚)’이라고 합니다. 


앞선 예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이모부와 고모부가 대표적인 나의 인척입니다. 이들은 나의 인척(姻戚)이자 친족(親族)입니다. 대한민국 민법 제777조는 친족의 범위를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모(姨母)와 고모(姑母)


‘이모(姨母)’ 역시 한자어입니다. 


姨 = 女(여자 여 ; 뜻 역할) + 夷 (오랑캐 이 ; 음 역할)


로 구성된 형성자로, ‘姨’ 글자 자체가 ‘어머니의 여자 형제’를 뜻하고 있습니다. 이모의 아들딸은 나의 ‘이종(姨從)사촌’ 입니다. 여기서도 같은 글자를 볼 수 있습니다. 


‘고모(姑母)’도 마찬가지입니다. 


姑 = 女(여자 여 : 뜻 역할) + 古 (옛 고 ; 음 역할) 


로 구성된 형성자이며, ‘아버지의 여자 형제’입니다. 역시 고모의 아들딸은 나와 고종(姑從)사촌입니다


그런데, ‘姑’는 ‘아버지의 여자 형제’ 말고도 ‘시어머니’를 뜻하는 글자로 쓰이기도 합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를 뜻하는 ‘고부(姑婦)’가 대표적입니다. 


왜 같은 글자가 ‘고모’도 되고 ‘시어머니’도 될까 찾아 봤습니다. 근거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과거 친족 간의 결혼 풍습에서 유래되었다는 ‘설(說)’이 있더군요. 


아버지와 아버지의 여동생이 결혼을 해서 나와 내 와이프를 낳았습니다. 내 와이프의 고모는 내 와이프의 시어머니도 됩니다. 이래서 ‘姑’가 고모도 되고 시어머니도 된다는 것인데... 이게 맞는 것인지? 세상에 이런 콩.가.루.가 또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 


지금은 ‘근친상간(近親相姦)’이라고 하여, 법으로는 물론이거니와 정서적으로도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고려시대 원나라 간섭 이전까지만 해도 친족간의 결혼은 왕족은 물론, 일반 백성들에게도 일반화된 생활 풍습이었습니다. 오히려 원나라가 반대하여 친족간의 결혼 풍습이 없어졌지요. 


이렇게 친족간에 결혼을 하면 시어머니와 며느리 (姑婦 ; 고부) 사이에도 큰 문제는 없었겠군요. 그렇다면 이들의 갈등이 시작된 시점은 원나라에 의해 친족간의 결혼이 금지된 시기부터일까요? ^.^ 

작가의 이전글 중식 메뉴에서 배우는 한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