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상이용사와 만신창이

병을 뜻하는 부수... 疒 (병들 녁)

by 박준호

국군 상이용사... 상이군인...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우리나라는 한 번의 전쟁을 치뤘습니다. 그리고 또 한 번은 다른 나라에 우리 군인을 보내기도 했었습니다. 이를 통해 안타깝게 돌아 오지 못하신 분들도 계시고, 또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신 분들도 계십니다. 이들을 상이용사라고 부릅니다.


'상이'는 '傷痍(상이)'라고 씁니다. 두 글자 모두 상처를 뜻 하는 말입니다. 즉, 상이용사 또는 상이군인은 전쟁에서 상처를 입은 군인을 칭하는 용어입니다.


‘痍(상처 이)’는 ‘疒(병들 녁) + 夷(오랑캐 이 ; 음 역할)’ 의 구조로, '疒(병들 녁)'이 부수로 포함되는 글자는 '병명' 또는 '病(병)'의 상태와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과 같은 예들이 있습니다.


疫(전염병 역) : 疫病(역병) 疫學調査(역학조사) 防疫(방역)
症(증세 증) ; 症狀(증상) 眩氣症(현기증)
疲(지칠 피) ; 疲勞(피로) 疲困(피곤)
痛(아플 통) ; 痛症(통증), 頭痛(두통)
痢(설사 리) ; 痢疾(이질 ; 설사병)


'상이용사'의 '痍(이)'는 '만신창이'와 같은 단어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만신창이'는 '滿身瘡痍;로 쓰며, '滿身(만신)'은 몸 전체를 뜻하고, '瘡痍(창이)'는 '부스럼'과 '상처'입니다. 즉,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었을 때 ‘滿身瘡痍(만신창이)’ 라고 표현을 하게 됩니다.


몸에 나는 두드러기나 부스럼이 생기는 병을 칭할 때 쓰이는 글자, '瘡 (부스럼 창)' 도 나왔습니다. 욕창(蓐), 반창고() 같은 단어에서 보입니다. 즉, 반창고는 부스럼(瘡)이 있는 부위를 얽어맨다(絆 ; 얽어맬 반)는 뜻입니다.


속리산 입구를 지키고 있는 ‘正二品松(정이품송)’이 수년전 여름 태풍 때 피해가 있었나 봅니다. 죽지는 않았지만 많은 상처를 입었는지, 이를 치료하기 위해 여기저기 지지대를 설치 해 놓은 모습에서 '滿身瘡痍(만신창이)'라는 표현이 떠 오릅니다.


%B9%DA%B9%B0%B0%FC_089.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친인척? 친척(親戚) VS 인척(姻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