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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일부터 봄이지?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보면 행복하지 않은 것이 없다.

by 소금라떼


"엄마, 오늘이 2월 26일이야. 봄이 되려면 세 밤만 자면 돼."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두 밤 자면 3월이잖아.

3월부터는 봄이니까, 이제 따뜻해질 거야."


아이의 단순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논리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아이는 아주 진지한 얼굴이었다. 작은 손가락을 꼽으며 다시 한번 세어 본다.

"세 밤... 두 밤... 한 밤..."

한 주 내내 3월 1일을 손꼽아 기다리던 아이는 매일 아침 달력을 확인했다. 하루하루 숫자가 줄어들수록 기대감도 점점 커져 갔다. 그리고 드디어 2월 28일이 되자, 아이는 뛸 듯이 기뻐하며 내일이 오기를, 3월이 오는 것을 진심으로 환영하는 듯했다.


"엄마, 이제 내일부터 3월이야. 너무 신난다 그렇지?

봄이 되면 이제 저 나뭇가지에도 잎이 생기는 거야?"


신호대기 중 차창 밖의 앙상한 나뭇가지를 보며, 아이는 새 잎이 돋아날 것을 희망하며 설레어하고 있었다. 아이의 반짝이는 눈빛에 가슴이 몽글몽글해졌다. 언제부터였을까. 계절이 바뀌는 설렘보다는 시간이 너무 빠르다고 아쉬워하기만 했던 것이. 어느새 한 해가 또 이렇게 흘러가버렸다고 한숨 쉬기 바빴던 것이. 하지만 아이에게 3월은 새로운 시작이었다. 그 작은 가슴속에서 피어나는 기대와 설렘을 보며, 이번 봄만큼은 나도 함께 느껴보기로 했다.


따스한 바람을 온전히 맞이하고, 피어나는 꽃을 설레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아이처럼 봄을 온몸으로 맞아보려 한다.

올해의 봄은, 그렇게 내게도 조금 더 특별한 계절이 될 것 같다.





[사진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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