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라는 말

여섯 살 아이의 입에서 돌아온 엄마의 말

by 소금라떼


오전 8시..

이 시간이 되면 늘 마음이 촉박해진다.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출근하려면, 늦어도 8시 10분에는 집을 나서야 한다.

“나나야, 이거 오늘 친구 생일파티 선물이라 가져가는 거 아니었어?”

바닥에 떨어진 색종이 선물.

분명 어제 가방에 넣어 줬는데, 아이는 또 가방을 뒤적이다가 챙겨 둔 물건을 빠뜨렸다. 그 순간, 아이의 말이 나를 멈춰 세웠다.


“엄마, 내가 미안해. 정신이 없어서 몰랐네.”


'헉. 뭐라고?'

순간, 내가 평소 아무 생각 없이 쓰던 말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아, 후회는 이미 늦었다.'


나는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아이를 다독이려 했다.

“엄마 생각엔, 그 말은 어린이가 쓰기엔 잘 어울리지 않는 말 같아.”


내 나름대로는 충분히 부드럽게 말했다고 생각했지만, 아이의 표정은 이미 굳어 있었다.

“엄마도 지난번에 그랬잖아! 왜 나한테만 잔소리야?”


'헉. 뭐라고?' 2연타다.

“엄마가 하는 말이… 잔소리야?”
“응. 그건 잔소리야. 엄마는 왜 나한테 잔소리만 해? 칭찬은 안 해주고?”


대체 ‘잔소리’라는 말은 어디서 배웠을까? 내가 아이를 잘 못 가르친 탓일까? 여섯 살 아이의 입에서 ‘잔소리’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순간, 내 마음이 요동쳤다. 작은 말 하나에도, 아이의 사소한 변화 하나에도 엄마의 마음은 생각보다 쉽게 요동친다.




사진: UnsplashUnseen Studio

매거진의 이전글엄마, 왜 아침마다 배가 아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