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보미 Sep 14. 2020

1인 출판으로 책 만들기《입학사정관의 계절》

쉽지만은 않지만, 한 번 해볼 만한 일입니다.

브런치 북에서 독립출판물로《걷는 하루》

내손으로 출판사를 등록하고 1인 출판으로 만든 《입학사정관의 계절》




  10년간 정신없이 일을 하다가 모든 것이 소진된 나를 마주하고는 퇴사를 했다. 그렇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아무 생각 없이, 아무 이유 없이, 아무 준비 없이 다녀왔다. 그리고 그 시간이 증발할 것 같아서 책으로 만들어 봐야겠다는 마음 하나로 '독립출판'워크숍을 수강했는데, 덕분에 혼자서 쓰고, 편집하고, 인쇄하고,《걷는 하루》라는 1권의 책이 내 눈앞에, 내 손안에 놓인 것을 보니 참 신기해하는 것도 잠시였다. ISBN이 없는 독립 서적이다 보니 독립출판물을 입고받는 서점을 알아보고, 책방의 큐레이션 방향과 맞는지 살펴보고, 입고 문의를 넣어보고, 그중 인연이 닿는 서점에 입고가 된다. 생각보다 시간과 마음이 많이 쓰이는 일이다.

그렇지만 독립출판과 독립서점과 동네서점의 새로운 세계를 속속들이 걸어 다녀보니 재미있는 구석이 꽤 많아서 꼭 어릴 적 보물 찾기를 하는 기분이었다.

  불과 몇 년 전에 비하여도, 동네서점이 꽤 많이 늘어났다. 백과사전을 찾는 것처럼 모든 것이 다 있을 것 같은 대형서점은 분명한 장점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동네서점은 책방 주인의 색깔이 분명한 큐레이팅이 있고, 때로는 너무 많은 책들 사이에서 무엇을 고르기 어려울 때, 새로운 가이드가 되어 주기도 한다. 더불어 독립출판물의 주제나 판형, 레이아웃 등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새롭고 기이한 것, 좀 더 친숙한 것들이 많다. 어쩌면 책을 쓰는 사람들이 읽는 사람과 더 가까이 있어서 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


 《걷는 하루》출판이라는 한 번의 경험이 충분할 수는 없지만, 꽤 큰 자양분이 되어서 지난 10년의 시간을 정리해보고 싶었다. 지난 10년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한다는 것은 나 스스로에게 생각보다 설레고, 생각보다 스스로 걱정이 많았던 작업이었다. 더불어 그 10년의 시간이 '인생에 한 번쯤 눈여겨보고 귀 기울이는 대학 입학, 언제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입, 그 한가운데 서 있는 입학사정관'이었기에 나의 일에 관하여 목소리를 내는 이 일이 어쩌면 더 부담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시중에 수없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 입시전략서가 아닌, 사실과는 다른 소설도 아닌, 에세이를 선택한 것은 교육과 대입, 그리고 고등학교 현장에서 대입이라는 정책과 입학사정관이라는 직업 그리고 그 업무에 대해서 뿌연 안개를 조금은 걷어내고, 차분하게 말하는 책이 한 권쯤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앞섰기 때문이다. 모든 내용이 이와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공감이 가지 않더라도, 어느 한 입학사정관이 10년 간 일해 오면서 보내온 계절의 시간과 생각들이 어떠하였는지 함께 나누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책은 1인 출판사를 만들어, 사업자등록을 하고, ISBN을 신청하고, 국립중앙도서관에 납본을 하고, 대형서점에 입고 계약을 진행하고, 동네서점에 입고 문의를 진행했다. 내가 출판사를 만들었다고 달라지는 것은 책이 입고되는 서점의 범위가 조금 넓어졌다는 것, 정확히 말하면 대형서점에 입고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 외에 다른 점은 사실 잘 모르겠다. 심지어 배본사 없이 매일매일 발주와 출고 등을 처리하는 일은 하루하루를 채우는 소소한 재미가 있기는 하지만, 수익구조로 보았을 때 꽤 현명한 선택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까지도 직접 부딪히며 배우고 있는 중이다. 덕분에 오롯이 혼자서 쓰고, 편집하고, 출판사도 만들고, 인쇄하고, 홍보하고, 판매하는 이 일련의 과정에서 탄탄한 출판사에 투고를 해서 진행했으면 어땠을까라는 후회 섞인 마음이 들었던 때는 수도 없이 많다. 교과서 같이 바이블로 보고 따라 할 수 있는 것도 마땅하지 않아, 여기저기 인터넷을 통해 어깨 넘어 알게 된 것들을 하나씩 조립해가며 하나하나 할 수 있는 선에서 이 책이 도움을 줄 수 있는 혹은 필요할 수 있는 분들께 닿을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지난 시간을 빚어 만든 이 책, 이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실 나는 더 많은 값진 것을 얻었다. 내가 이 일에 가졌던 생각과 앞으로 내가 무슨 일을 어떤 신념을 가지고 해야 할지를 알게 한 꽤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또 회사원에서 자영업자가 된다는 것은 세상살이를 참 뼈아프게 깨닫게 하는 참 교육의 시간이었다. 이 시간이 훗날 돌아봤을 때 나에게 또 어떤 의미로 자리할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가 된다.




누군가는 신문이나 뉴스에서나 들어봤던 '입학사정관'

누군가는 지금, 곧 나의 시간에 깊숙하게 관여하게 될 '입학사정관'

누구도 잘 이야기하지 않았던, 최근 10년간 대입의 중심에 서 있었던 '입학사정관'

안개를 조금 걷어내고, 입학사정관 스스로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1년 4계절로 담아보았습니다.

입시전략이나 평가사례와 같은 것은 없지만,

대입을 준비하는 누군가에게, 대입의 업무를 시작하는 누군가에게, 대입에 관심이 있는 누군가에게

그리고 누군가의 일과 직업에 대해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누군가에게

이 책이 닿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입학사정관의 계절》은요?

(2020.9.14 기준)


1. 교보문고

2. 알라딘


3. 스토리지북앤필름_서울 강남&해방촌

4. 이후북스_서울 망원동

5. 책방비엥_서울 은평

6. 재론북스_서울 관악


작가의 이전글 브런치북에서 독립출판물로《걷는하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