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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미 Dec 29. 2020

입학사정관의눈_열아홉의 꿈이 대입은 아니어야 하지않을까

에듀진_Edujin_이슈분석_교육시사이슈_교육칼럼

[입학사정관의 눈] 열아홉의 꿈이 대입은 아니어야 하지 않을까

- 대입으로 귀결되는 고3의 꿈

- 교육 위한 대입 아닌, 대입 위한 교육이 된 사회

-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해


어느새 한 해의 끝, 12월입니다. 2020년은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이 겨울의 끝에서 지나온 1년의 끝을 마무리하고, 다가올 1년의 시작과 함께 크고 작은 꿈을 가져봅니다. 수험생의 12월은 수시모집에 합격해서 예비대학생으로 기쁨을 만끽하거나, 추가합격을 바라는 초조한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수시모집의 기회를 잡지 못한 학생들은 자신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으로 정시모집을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2021학년도 수능 종료와 함께 고2 학생들은 아직 2학년 교실에 앉아서, 친구들과 함께 예비 고3의 수험생활을 시작합니다.     

 

대입으로 귀결되는 고3의 꿈

우리는 학생들에게 꿈을 묻습니다. 고3 수험생의 꿈은 대부분 대입으로 귀결됩니다. 대학이 인생의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못하고, 해결해 줄 수도 없지만, 혹시 그럴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혹은 대입만이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 믿으며 학생과 학부모는 대입을 인생의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학생들은 “특별히 꿈이 없어요. 하고 싶은 것... 잘 모르겠어요.”라고 말합니다. 어떤 학생들은 아니 꽤 많은 학생은 꿈이라는 것과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많지 않았고, 이러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도 모른 채 대입이 목적이 된 수험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꿈이 없는 학생들은 자신의 꿈을 선명하게 내비치는 학생들과 비교해 무언가 실패한 학생처럼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왜 공부를 하는지, 왜 대학을 가는지를 스스로 설득하기 어렵고, 대학에서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를 결정하는 일이 너무 어려운 일이 됩니다.


교육 위한 대입 아닌, 대입 위한 교육이 된 사회

열아홉, 공교육의 마지막 단계에 서 있는 고3의 나이. 대한민국의 열아홉 살에게 대학과 전공을 결정하는 일은 꽤 난도 있는 일이면서, 선택지가 많지 않은 일입니다. 대학에 맞춰 전공을 결정하기도 하고, 내가 취득한 점수에 맞춰 전공을 결정하는 것이 아쉽게도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한 번의 수능 성적으로 대학과 전공을 결정짓는 대입의 한계는 학생 개인의 고교생활을 바탕으로 한 학교생활기록부가 평가에 포함된 이유, 학생부위주 전형을 도입하게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대입제도의 변화와 함께 학교 내 교육과정과 그 환경의 차이가 줄어들고 교육의 질적인 부분이 상향평준화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어느 대학의 전공에 입학하기 위해 전공에 부합하는 듯한 교내 수업 활동과 동아리 활동이 만들어지고, 이에 대한 또 다른 경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여러 대입제도가 교육의 본질에 적합하지 않거나 공정성이라는 중심을 잃었던 사례도 있었지만, 교육받을 권리가 있는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대입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현실도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을 위한 대입이 아닌, 대입을 위한 교육이 된 사회를 사는 우리가 다음 세대를 위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무엇을 알고 있는가’에 대한 교육은 우리 세대에서 마무리돼야 합니다. 결과에 대한 의미가 중요한 어제와 달리, 오늘은 과정이 가지는 의미를 되짚어야 합니다.

학교교육현장의 학습과 평가의 방향도, 대입제도와 평가의 방식도 바뀌었습니다. 교육을 통해서 길러지고 사회에 배출되는 인재상의 변화를 아직 체감하지 못하는 교육수요자들을 위해서, 이전 세대의 삶과 교육의 가치를 다음 세대가 강요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부터 자신을 점검해야 합니다.    

       

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해

모두가 ‘미래’를 이야기합니다. 예측의 오차범위를 줄여서 ‘미래’를 잘 준비하기 위해 어떤 교육을 해야 할지를 세계 석학들이 모여 논하고 있습니다. 어제의 교육을 받은 우리가 미래를 살아갈 또 다른 세대의 우리를 교육한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겼던 많은 것들이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설을 받아들이는 일이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 모두에게 꿈이 필수는 아닙니다. 꿈은 언제든 가질 수 있고,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지금 꿈이 없다는 것, 꿈이 바뀐다는 것 역시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다만, 꿈을 갖는다면 무언가에 호기심을 갖게 되고, 주도성을 갖게 되므로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무엇보다 꿈은 삶의 태도에 영향을 줍니다.

꿈이라는 것에 조급해하지 않고, 삶의 태도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나’에 대해 더 많이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그리고 이러한 시간이 학생들에게 주어질 수 있는 학교와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렇다면 학생 스스로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대학을 왜 가려고 하는지, 대학에서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듀진_Edujin_이슈분석_교육시사이슈_20201223_김보미(전 대학입학사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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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출처 : 에듀진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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