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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Sep 29. 2020

스무 살의 나에게

너 굶어 죽을 것 같지? 안 그래. 그러니까 하고 싶은 것 다해.

Photo by Kimson Doan on Unsplash

아무도 없는 광야에 나 혼자만 쓸쓸히 있는 것 같았다.


그게 내 20대였다.

20대 때 내 가장 큰 불안은

돈이 없어서 굶어 죽으면 어쩌지? 였다.


부모님도 있고 가족도 있는데 무슨 말이냐 하겠지만

내가 살아오면서 내가 쓰러지면 날 잡아줄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래서 십 대 때는 하고 싶은 것보다는 부모님 눈치 보며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하고 살았고

이십 대 때는 하고 싶은 것보다 돈 버는 것에 중점을 뒀다.


그래서 늙은? 지금 너무 억울하다.

내 젊음이 돈 버는데 다 사라져 버려서 억울하다.


사람들 말 듣지 말걸.

부모님 말도 듣지 말고

그냥 내 멋대로 살 것을

사람들 눈치 보고 가족들 눈치 보고 사느라고

내 젊음을 그냥 다 써버린 것 같아서 속상하다.


스무 살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20대, 어떻게 살아야 해?'라고 물어본다면,

하고 싶은 일 다 하고 살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넌 젊음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으니까

천천히 시간을 들여하고 싶은 것을 꾸준히 하라고.


넌 가진 것이 많아서 쉽게 굶어 죽지 않으니까

걱정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내 찬란했던 젊음은 이제 갔다.

그래도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나이고

박막례 할머니보다 30년 넘게 젊으니까

지금의 젊음?을 가지고 비로소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


하면 할수록 괴롭지만

즐거운 이 일을.


이 일이 잘 안돼서 배를 곯아도  

행복한 이 일을.


젊은이들,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살아라.

그리고 지금의 젊음을 똑똑하게 잘 사용하기를.

나처럼 대충 쓰지 말고.


젊어서 좋겠다.

나는 그대들의 젊음이 사무치게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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