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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Dec 01. 2019

[인생살이] 대단하지 않아도 괜찮아

쭈구리 인생도 살만하다.


Photo by Jealous Weekends on Unsplash


얼마 전, 한국에서 사는 20년 절친인 J양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녀의 마음이 참 번잡한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너 자신을 너무 대단하게 보지 말고, 

쭈구리로 보면 삶이 만족스러워진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요즘 나는 쭈그리고 살아서 삶이 평안하다고 하면서

쭈구리 인생을 강추한다고 말해줬다. 


너 자신을 너무 괴롭히지 않아도

넌 그 자체로 완벽하다고 말해주면서 말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살 때는 난 내가 대단한 사람이

반드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다.


도대체 대단하고 성공한 사람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뭔가 남들이 멋지다고 할만한 것을 해야 하고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성취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어떤 일을 하든지

나한테는 그 일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는 이런 일을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데

이 곳에서 시간낭비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그래서 일을 많이도 그만뒀었다.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한국에서는 언제나 뭔가에 쫓기듯이 

대단한 나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못해서 마냥 괴로워했다. 


지금은 호주에서 대단하지 않은

평범한 인생을 살고 있는데,

돌이켜보면 왜 그렇게 나를

높게 평가를 했는지 모르겠다.


그 당시 나는 별로 가진 것 없는

그저 평범한 이십 대, 


그저 특별한 것 없는

사람이었을 뿐인데 말이다.


우리 부모님이 대단하고 성공한 사람이

되라고 압력을 주셨나?


아니면 한국 사회가 그런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고 사회적 압박을 가했나?


느슨한 사회 분위기의 호주에 와서

얻고 배운 많은 좋은 것 중의 하나는 

내가 대단하고 성공한 사람이

아니어도 충분히 괜찮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성공의 기준이 바뀌기도 했지만,

내가 나를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나 자신에 대한 기준을 낮추니까

내가 가지고 있는 이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내 주제에 이 정도나 가지고 있다니

진짜 나 운 좋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더 대단해지기 위해 괴롭히지 않고, 

나를 채찍질하지 않으니까 좋다.


특히, 내가 뭘 더 해야 한다고

나 자신을 괴롭히지 않아서 좋다.

그냥 마음이 편안하고 만족스럽다.


내가 뭘 더 해야 한다는 압박이 없으니, 

그중에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게 되고

하고 싶은 않은 일 조차

더 즐겁게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나 자신에 만족하고 행복하니

굳이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그냥 평안하게 내 삶이 가는 길을

따라가게 되는 것 같다.


역시 자신에 대한 기준을

확 낮추니까 마음이 괴롭지 않다.


내 인생에 공짜 점심은 없듯이,

위대한 인생이 되려면

그만큼 위대한 고통을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그런 위대한 인생은

앞으로도 내 인생에 없기를 바라고 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위대하지 않지만

만족스럽고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다. 


쭈구리라도 괜찮다.

행복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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