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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Dec 01. 2019

[인생살이] 효도는 셀프

당연한 거 아니겠어?!

호주인 남편과 결혼을 해서

호주인 시어머니를 만나서 나는 시댁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


내 시댁 스트레스는 시어머니를 몰랐을 처음 3년은

내가 한국의 전형적인 며느리 스타일로 접근을 해서 조금 있었다.


첫째 아이를 낳고 나서는

그 한국의 전형적인 며느리 스타일을 벗어던졌다.


더 막 나가서 착한 시엄마께서 

아마 나 때문에 스트레스가 있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는 남편, 시엄마, 나 이렇게 단 톡방이 있었는데 

내가 첫째를 낳고 우울증이 심해졌을 때

단톡 방에 올라오는 톡만 봐도 

그냥 화가 나서 그냥 단톡 방을 탈퇴해버렸다.

다시 날 초대하셨는데도 단톡 방을 나와버렸다.


할 이야기가 있으면 남편에게 이야기하면 

나한테 이야기를 하시도록 남편에게 부탁을 했더니 

남편이 알아서 중재를 해주었다.


그 이후로는 시엄마께서 계시는 데 막 누워있고 

시엄마네 집에서 설거지 한번 해 본 적 없고 

내가 먹고 싶은 것 해달라고 요구하는 

그런 딸 같은? 며느리가 돼서

뻔뻔하게 막 나가고 있다. 


우리 가족도 남편을

단톡 방에 초대하려고 하는데 다 내가 막고 있다. 


일단 내가 가족 단톡 방을 좋아하지도 않거니와 

나도 안 들어가는 단톡 방에

외국인 사위를 초대하고 싶어 하는 

우리 가족의 의도가 과연 순수한가 싶기도 하다.

그래서 남편을 초대하는 족족  내가 그 방에서

꾸물 남편을 나오게 한다.


초대 다시 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함께.


그럼에도 끈질기게 몇 번을 더 초대하길래

이번 한국 여행 때 

가족들에게 나도 시댁 단톡 방에 안 들어가 있는데

왜 자꾸 남편을 초대하냐고 그만하라고 확실히 말해두었다.


우리는 효도는 셀프.

각자 부모님은 각자 마크하는 시스템이니까 

남편한테 할 이야기나

보낼 사진이 있으면 나한테 이야기하라고 해 두었다.

더 이상 말을 안 들으면

꾸물 남편 카톡에서 다 차단해버릴 생각이다.


이렇게 시댁과 또는 처가댁과의 관계가

유연할 수 있으려면

배우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배우자가 협조를 안 해주면

여러 가지 피곤한 일이 왕왕 벌어진다.


배우자가 협조를 해주면 좋지만

안 해주는 경우가 주변을 보면 꽤 많은 것 같다.

배우자의 협조를 구할 수 없다면

나 자신이라도 무슨 수를 쓰더라도 보호해야 한다.


며느리이기 전에 아내이기 전에

이 세상에서 나라는 사람은 가장 소중하다. 


그러므로 배우자가 알아서 해주기를 바랄 수 없다면

며느리로서 착한 며느리 콤플렉스? 를 좀 버리고 

이 결혼 여차하면 내가 확 물린다 라는

배수진의 마음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상대의 가족을 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편이 시댁과의 관계에서 대리 효도를 그렇게 원한다면 

그런 남자를 고른 자신의 눈을 원망하고

차라리 물리자고 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인생 살면서 이혼이 큰 죄도 아니고

그 이혼이 평생을 옥죄는 것도 아닌

요즘 세상에 그런 남자랑 뭐하러

소중한 내 인생을 낭비하는가.

(이혼하기  전에 꼭 스스로를 책임질 경제력이 필요하다)


효도는 셀프이고 각자 부모는 각자 마크하자.

그것이 나를 믿고

함께 인생을 같이 살아줄 배우자에 대한 도리이다.


결혼해서 가정을 이룬 자식에게

부모가 할 도리는

부모한테 더 잘하기를 바라는 것보다.

건강하게 하나의 가족으로

평탄하게 잘 살아가 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은 부모의 욕심이다.


그러니 전 세계 며느리 여러분들.

막 나가시기를.

막 나가도 크게 뭐가 잘못되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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