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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Nov 01. 2020

첫째와 나를 이어주는

둘째 몰래 하는 즐거운 일들.

우리 첫째는

다행히 둘째에게 질투를 하지 않는다.


첫째가 질투가 없는 이유가

아이가 원하는 사랑을

제대로 채워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깨어있을 때는

우리 집은 무조건 공평하게

순서대로 가 먼저다.


동생이어서 먼저고

오빠여서 나중이고 그런 것 없다.


대신 둘째가 낮잠을 자거나

아빠와 둘째가 놀 때는

둘째 몰래 첫째에게만 해주는 것들이 있다.


둘째가 잘 때

첫째랑 맛있는 것을 먹는다


우리 첫째가 좋아하는 과자를

우리끼리 몰래 먹거나

둘째가 자는 동안에 장을 볼 때

첫째만 주려고 사온 소시지 등을 준다


그런 시간을 첫째는 쑥스럽고

즐거워한다.


첫째에게는 둘째에게는 우리가 먹은 것

비밀이야!라고 말한다.


첫째는 고개를 끄덕이며 좋아한다.


둘째가 자는 동안 첫째가 좋아하는 책을

읽어주거나 첫째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같이 그린다.

종이접기를 둘이서만 할 때가 있다.


둘째가 위층에 있을 때,

저녁 설거지를 다 하고 치운 후에,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갈 때

둘째 몰래 첫째를 업고 후다닥 버리고 온다.


그렇게 업힌 첫째에게

'우리 첫째 벌써 이렇게 많이 컸네'

말하면 첫째가 스스로 엄청 뿌듯하면서

좋아한다.


이렇게 둘째가 우리를 보지 않을 때

첫째와 시간을 보낸다.


첫째가 제일 멋있다거나

엄마가 제일 사랑하는 것은

첫째라는 말도 해준다.


아마 첫째는 내가 둘째도 첫째를 사랑하는 만큼

사랑하는 것을 알겠지만

그래도 그 말에 엄청 기분 좋아한다.


우리끼리만 아는 이 비밀이

우리의 관계를 더 끈끈하게 해 준다.


이 비밀의 시간이

나중에 아이가 더 커서

나와의 소중한 추억이 되어

우리의 관계를 지탱해 줄 것이라

믿는다.


아주 단단하고

아주 튼튼하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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