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몰래 하는 즐거운 일들.
우리 첫째는
다행히 둘째에게 질투를 하지 않는다.
첫째가 질투가 없는 이유가
아이가 원하는 사랑을
제대로 채워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깨어있을 때는
우리 집은 무조건 공평하게
순서대로 가 먼저다.
동생이어서 먼저고
오빠여서 나중이고 그런 것 없다.
대신 둘째가 낮잠을 자거나
아빠와 둘째가 놀 때는
둘째 몰래 첫째에게만 해주는 것들이 있다.
둘째가 잘 때
첫째랑 맛있는 것을 먹는다
우리 첫째가 좋아하는 과자를
우리끼리 몰래 먹거나
둘째가 자는 동안에 장을 볼 때
첫째만 주려고 사온 소시지 등을 준다
그런 시간을 첫째는 쑥스럽고
즐거워한다.
첫째에게는 둘째에게는 우리가 먹은 것
비밀이야!라고 말한다.
첫째는 고개를 끄덕이며 좋아한다.
둘째가 자는 동안 첫째가 좋아하는 책을
읽어주거나 첫째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같이 그린다.
종이접기를 둘이서만 할 때가 있다.
둘째가 위층에 있을 때,
저녁 설거지를 다 하고 치운 후에,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갈 때
둘째 몰래 첫째를 업고 후다닥 버리고 온다.
그렇게 업힌 첫째에게
'우리 첫째 벌써 이렇게 많이 컸네'
말하면 첫째가 스스로 엄청 뿌듯하면서
좋아한다.
이렇게 둘째가 우리를 보지 않을 때
첫째와 시간을 보낸다.
첫째가 제일 멋있다거나
엄마가 제일 사랑하는 것은
첫째라는 말도 해준다.
아마 첫째는 내가 둘째도 첫째를 사랑하는 만큼
사랑하는 것을 알겠지만
그래도 그 말에 엄청 기분 좋아한다.
우리끼리만 아는 이 비밀이
우리의 관계를 더 끈끈하게 해 준다.
이 비밀의 시간이
나중에 아이가 더 커서
나와의 소중한 추억이 되어
우리의 관계를 지탱해 줄 것이라
믿는다.
아주 단단하고
아주 튼튼하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