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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Dec 01. 2019

인생은 정말 알 수 없다.

그래서 흥미롭다.

그녀가 보내준 그녀가 살고 있는 네덜란드 동네



얼마 전 반갑게도 J양과 연락이 닿아서 통화를 했다.

싱가포르 회사에서 근무를 하던 그녀가 지금은 네덜란드에 있다니 깜짝 놀랐다.


종종 네덜란드 출장을 갈 때마다 네덜란드가 너무 이뻐서 이곳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그녀.


그러다가 같은 회사에 다니고 네덜란드 지사에 근무하는 남자 친구가 생겼다.

남자 친구와는 잘 되면 좋고 안되어도 좋고 했는데

인연이 잘 닿아서 사귀게 되었다고 한다.


네덜란드에서 살아보겠다고 싱가포르에

좋은 직장 다 때려치우고 네덜란드에서 무작정 가서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일자리를 구했다.


비자 문제 때문에 남자 친구와 의논을 해서

결국에는 레지던츠 비자(호주의 파트너 비자)를 받아서
직장도 잡고 네덜란드에서 살고 남자 친구와도 같이 있을 수 있게 되었다.


J양의 집안 사정도 힘들고 눈물겨웠던 나날도 다 내가 알아서 그런지

J양을 생각하면 언제나 잘 지내고 있는지 걱정이 되고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렇게 좋은 소식을 전해주다니.


진짜 10년 묵은 걱정이 싹 사라졌다.


내가 한국을 탈출하려고 이런저런 노력을 막 하던 그때, 

J양도 해외에서 살고 싶어서 이것저것 엄청 노력을 많이 했었다.


한국에서 살다가 갑자기 싱가포르에

직장 잡아서 산다길래 오잉 했는데 이제는 네덜란드라니

와우 너무 좋겠다 부럽다 그러면서 축하해 줬다.


오랜만의 통화를 나는 꺅꺅 오두방정 떨면서  
그녀는 출근길의 지하철에서 그럴 수 없어서 꾹꾹 참으면서 기분 좋게 통화를 했다.


5년 전만 해도 한국에 있었던 그녀가 이제는 네덜란드에 있다니.


마음이 잘 맞는 사람이 없다며 슬퍼하던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과

그녀가 좋아하는 도시에서 살고 있다니 통화하면서 기뻐서 춤출 뻔했다.


그녀와의 통화를 끝내고
정말 인생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조차도 호주에서 살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까 말이다. 


지금의 상황이 바닥을 치고 끝없이 내려가는 것 같아도 분명 올라오는 길은 있고

지금 내 옆에 아무도 없는 것 같아도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내 옆에 있는 좋은 인연이 어떻게든 생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은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으니 일희일비하지 말고

좋은 일이 곧 온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면 되는 것 같다.


즐겁게 걸어가는 이 길의 모퉁이에 어떤 행운이 나를 맞이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까.


인생은 정말 알 수 없고 그래서 흥미롭다. 

J와 나의 인생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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