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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Apr 23. 2021

호주에 급식이 없어서 슬프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 13년 도시락 인생이 펼쳐진다.


아침마다 우리 애가 손수 싸가는 도시락. 더 이상의 음식은 거절한다. 아놔!

호주에는 급식이 없다.

정부에서 급식을 할 수 없는 이유 중의 하나가 호주는 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어서

그렇다고 들었다.


심한 견과류 알레르기로 같은 반 아이가 가져온 땅콩잼에 스치기만 했는데

아이가 응급실에 려가는 경우가 뉴스에 나올 정도다.

그래서 급식을 하기에 어려운 것 같다.


첫째가 학교에 들어가고 도시락 인생 13년이 시작되었다.

도시락이라고 해서 뭔가 특별하게 해주려고 했지만 우리 첫째는 그렇게 안 해도 잘 먹고 온다.


매일 도시락을 치즈와 딸기잼을 바른 빵, 당근 스틱, 치즈스틱 1개,

무슬리 바 (또는 작은 과자 한 봉지), 바나나 하나를 가져간다.


예전에 에어프라이어에 돌려서 냉동 붕어빵을 싸줬는데 친구들이 자꾸 물어봐서

다음엔 나한테 싸지 말라고 했다.

맛있었지만 애들이 물어보는 것이 싫었나 보다.


예쁜 도시락을 쌀 필요도 없이 이런 도시락을 주 5일 싸가서 전부 다 먹고 올 때도 있고

친구들과 노느라 바빠서 다 못 먹을 때도 있다.


나중에 어떤 음식을 더 싸 달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싸가도 노느라 안 먹는 것을 알기에 간단하게 싸준다.


요즘에는 자기가 알아서 싸가서 더 주려고 해도 안가져가려고 한다. 




도시락을 싸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


아이가 적어준 학교 브레이크 타임


1. 밥 먹는 시간이 정말 짧다.

학교에서 3번의 과일/스낵/도시락

먹는 시간이 있다.

첫 번째는 9시 반과일을 먹는데 다 먹고 논다.

두 번째는 10시 반에 모닝티를 먹는데 10분 동안 먹고 논다.

세 번째는 점심시간으로 10분 주어졌는데

요즘 15분으로 늘어났다.

먹고 또 논다.


우리 아이는 첫 번째 시간에는 바나나,

두 번째 시간에는 간단한 스낵과 과일,

그리고 세 번째 점심에는 샌드위치를

후다닥 먹는다고 한다.


빨리 먹어야 많이 놀 수 있으니 자꾸 안 먹어서

결국 줄이고 줄여 저 정도만 싸주면 다 먹고 온다.


점심 맛있게 많이 먹이고 싶은 엄마 마음은 이해하지만 어차피 많이 싸주면 남기기 마련이니

적당히 싸서 아이도 엄마도 감정 상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2. 도시락통은 스테인리스가 좋다.

역시나 우리 아이는 플라스틱을 깨 먹었다. 

볼링을 하듯이 바닥에 던진것은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그래서 스테인리스로 된 도시락으로 크지 않는 사이즈로 골랐는데

아직까지 잘 쓰고 있다. 

사준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역시나 한쪽이 또! 찌그러졌다.


3. 보냉 런치박스는 큰 것이 좋다. 하지만 가방에 들어가는 사이즈로.

도시락통과 과일이 들어가야 해서 큰 것으로 사는 것이 좋지만 가방에 들어가야 한다.

아이들이 도시락통을 들고 다니면 잃어버리기 딱 좋다.

가방에 들어갈 수 있는 런치박스가 좋다.


험하게 다루기 때문에 보냉패딩이 좀 두꺼운 것이 좋다.

세탁기에 세탁을 할 수 있는 런치박스면 더 좋겠다.

쉽게 더러워지니 어두운 색을 강력추천한다.




이렇게 도시락에 대해서 써보니 호주도 급식 좀 했으면 좋겠지만,

호주식 급식이라면 몸에 안 좋은 칩스나 빵 일 듯하며 그냥 내가 도시락을 싸는 것이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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