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데도 없고 빵을 굽자.
어제는 일요일.
호주는 안작데이였다.
이 날은 안작데이는 한국으로 말하자면 현충일과 같은 날이다.
Anzac Day is a national day of remembrance in Australia and New Zealand that broadly commemorates all Australians and New Zealanders "who served and died in all wars, conflicts, and peacekeeping operations" and "the contribution and suffering of all those who have served" - 구글링 했음
호주 사람들은 안작데이 새벽에 동이 틀 때쯤에 전쟁으로 희생된 병사들을 위해서 다양하게
각자의 집에서 추모를 한다.
어떤 사람은 음악을 연주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초를 켜 두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안작데이 때는 음식을 주로 하는 카페와 필수 상점들 빼고는 거의 다 문을 닫는다.
우리도 아이들이 고대하던 레일웨이 뮤지엄 가려고 다 준비를 했는데
가기 직전에 다행히 문이 닫혔다는 것을 알아서 안 갔다.
인천댁 언니도 이케아 가려다가 내가 알려줘서 안 갔다.
작년에 언니는 자기는 DFO(아웃렛 같은 곳. 언니네 집에서 좀 멀다.) 갔다가 빈 주차장만
구경하고 왔다고 했다.
어디 갈 곳도 없으니 집에서 아이들의 노는 소리를 들으며 연유 식빵을 두 덩이 구웠다.
제빵기를 돌리고 연유 식빵을 만들고 점심으로 갓 구운 빵으로 먹으니 황홀했다.
역시 빵은 집에서 만든 갓 구운 빵이 최고다.
한 덩이 들고 인천댁 언니네 가서 바로 만든 따뜻한 식빵을 주고
언니가 실패했다고 했지만
여전히 맛있는 호두 간장조림을 얻어가지고 왔다.
앗, 그러고 보니 내가 언니네 호두 간장조림을 반이나 들고 왔다.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미안하다.
언니네 가족도 먹어야 하는데.
언니도 나도 좋아하는 묵을 쒀서 조금 가져다줘야겠다.
안작데이 때는 다 문 닫았을 테니까 어디 갈 생각을 하지 말아야지 하고 올해도 다짐을 하지만
내년이면 또 잊고 안작데이 때 어디를 갈 생각을 하다가 아차! 할지도 모르겠다.
안작데이 때는 다 쉰다!
꼭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