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해야 앞으로가 편해요.
첫째가 다니는 학교는 8시 20분에 선생님이 교실문을 열어주신다.
그래서 웬만하면 8시 20분에 맞춰서 학교에 가려고 했었다.
그렇게 준비하려면 8시에는 집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첫째가 너무 아무것도 안 하는 거다.
내가 가방 챙기고 도시락 챙기고 하니까 내가 너무 지쳤다.
어느 날, 이렇게 아이에게 말했다.
"내가 학교 가는 것 아니니까. 네가 준비해서 가.
엄마는 도시락 싸서 냉장고에 넣어둘 거고
물은 물통에 담아주겠지만 넣는 것은 네가 직접 준비해야 해.
그리고 엄마는 준비해라 소리 3번 하고 더 안 할 거야.
네가 천천히 준비하면 엄마는 더 천천히 준비하고 나갈 거야."라고 했다.
그리고 그날 늦었다.
학교에 도착하니 급해서 발등이 떨어진 아이가 동동거리면서 나에게
"엄마, 빨리빨리." 했지만
"난 천천히 가련다." 하면서 일부러 좀 천천히 걸었다.
내가 천천히 가니 우리 애는 날 재촉하느라 마음이 급했다.
8시 20분을 넘겨서 교실에 도착해서 아침에 할 일을 같이 하고 인사하고 나왔다.
다음 날에도 똑같이 늦게 일어나서 느릿느릿 준비하길래 다음 날에도 천천히 갔다.
또 8시 20분 넘어서 갔다.
그렇게 한 달을 했더니 애가 스스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밥 먹고 나서 유니폼 입어라 - 하면 유니폼 입고 양말 신고
점퍼를 가지고 온다.
양치를 하고 나면 도시락이랑 물병을 야무지게 넣고 숙제 가방도 가방에 잘 넣는다.
가방을 차에 넣고 나면 준비 완료.
숙제 가방도 한번 안 가져가고 모자도 한번 안 가져서 울었던 적이 있던지라 요즘에는 잘 넣고 다니다.
둘 다 집에 가서 가져오자고 했는데 내가 거절했다.
챙기지 않은 네 잘못이지 그것 때문에 엄마가 갈 수는 없다고 했더니 눈물 줄줄.
선생님께 스스로 말씀드려서 숙제는 하루 안 하는 걸로
모자는 여분의 모자를 선생님께 빌려서 썼다고 했다.
엄마, 빨리 가자 - 고 해도 나는 태평하게 빨래 널고 양치하고 할 것 다 하고
여유 있게 차를 탄다.
첫째는 자기 카시트에 앉아서 신발까지 딱 신고 있다.
예전에는 내가 동동거려서 아침마다 스트레스였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으니까 조금 더 낫다.
아직도 밥 제시간에 먹는 거랑 밥 먹고 드러눕는 것은 조금 더 개선이 필요할 것 같지만.
엄마가 학교 가는 것 아니니까 너무 동동거리지 말자.
애가 불안해야지 애 스스로 뭔가를 한다.
이런 종류의 불안은 굳이 엄마가 해결을 해줄 필요가 없다.
불안은 때때로 아이를 성장시키는 하나의 좋은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훈련시켜서 고학년이 되면 도시락도 스스로 쌀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도시락도 내가 먹는 건 아니니까. (2학년때부터 도시락은 스스로 싸고 있다.)
아이의 불편을 다 해결해 줄 필요는 없다.
아이의 불편은 아이의 것이고 아이가 해결할 수 있다면 아이가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학교 갈 준비는 스스로.
그래야 아이가 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