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는 성공적.
학교를 가는 어느 날,
우리 첫째가 아무것도 안 챙기고 밥 먹고 나서 계속 노는 거다.
유니폼도 안 갈아입고 양치도 안 하고.
결국 늦게 학교에 갔는데 가서 주차자리가 없는 거다.
그래서 결국 내가 폭발했다.
교실에서 나오기 전에 첫째에게 미안하다고 사과 백번 하고 나왔지만
집에 와서 정말 기분이 안 좋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주 주말에 가족회의를 했다.
첫째가 타이핑한 아침에 해야 하거나 챙겨야 하는 것들 목록을 놓고
남편과 함께 각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하기로 했다.
일단 만 5살인 첫째가 혼자서 다 챙기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했다.
내가 너무 우리 첫째를 높이 평가했던 것 같다.
우리 집이 2층이므로
유니폼, 바지, 양말, 점퍼는 무조건 전날 밤에 1층 책장 위에 올려두기로 했다.
이건 첫째가 챙기되 챙길 수 있는 사람이 챙기기로 했다.
내가 아침 준비하는 시간을 좀 당기기로 했다.
원래는 6시에 아침 준비를 시작했는데
15분 당겨서 5시 45분에 아침 준비를 시작하고
7시에는 반드시 앉아서 밥을 먹자고 정했다.
7시 30분에는 반드시 양치질을 한다.
그래서 내가 설거지를 하는 동안
남편이 유니폼을 갈아입은 첫째를 양치시킨다.
예전에는 남편이 설거지를 하느라고 양치시간이 자꾸 밀렸다.
이렇게 하니까 아이도 7시 반에는 무조건 양치를 해야 하니까
준비를 해야 하는 걸 안다.
내가 준비한 도시락을 냉장고에 넣어두면
도시락과 물통을 스스로 아이가 가방에 넣는다.
숙제를 넣는 초록 가방도 아이가 가방에 넣을 수 있도록
숙제를 다 하고 나면 초록 가방은 학교 가방 옆에 놓아둔다.
이 일은 둘째가 한다.
학교 가방을 다 챙기면 첫째가 문 옆에 놓아둔다.
예전에는 가방도 트렁크에 첫째 보고 넣으라고 했는데
가방이 너무 무거워서 아이에게 버거웠다.
가방은 아빠가 트렁크에 넣어주는 걸로 바꿨다.
그리고 가방에 필요한 것이 다 들어갔는지는 아이를 데려다주는 운전자가
마지막 체크를 하는 것으로 정했다.
금요일마다 가져가는 학교 도서관 가방은 엄마인 내가 챙기기로 했다.
아이가 가방과 도서관 가방까지 챙기기는 아직은 어려서 무리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난 주로 목요일에 내가 챙겨서 미리 가져다 놓는다.
이렇게 하니까 딱 8시에 맞춰서 학교에 나갈 수 있고
종종 7시 50분에 모든 준비가 끝날 때도 있다.
주차자리도 걱정 안 해도 되고
여유 있고 기분 좋게 학교에 갈 수 있다.
지금까지는 아주 성공적이라 이 분담제가 마음에 든다.
진즉에 이렇게 할 걸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