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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Dec 03. 2019

그냥 막살아야지.

엄마가 되니 더 막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Photo by Lance Anderson on Unsplash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 우리 남편을 만나기 전에 

많은 것을 경험했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 많은 경험 중에서

지금도 지우고 싶고 잊고 싶은 기억도 있다.


도대체 내가 왜 저렇게 행동했을까 하는

부끄러움 때문에 밤중에 이불 킥을 아직도 하는 일도 있다.


또 즐거웠던 행복했던 기억들도 있다. 


애 낳기 전에는 남들 안 가보는 곳에 여행도 가봤고

몇몇 나라에서 살아도 봤고 춤도 많이 춰봤고

술도 많이 마셔봤고 연애는 뭐... 그렇다. 


어쨌든 이 정도면, 

놀만큼 놀았고 경험할 만큼 경험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아까운 내 젊은 날이여. 난 더 놀았어야 했다.

더 막살았어야 했다.


엄마가 되니까 정말 할 수 있는 것이 줄어든다.

아이들을 돌봐야 하니까

그만큼 시간이 없고 체력이 바닥난다.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벌어진다.


아이를 위해서 미뤄두는 일들도 많아지고,

아이를 위해서 포기하는 일들도 많아진다.


그래서 새삼스레

엄마가 되니 더 막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번 연도에 버킷리스트를 정리를 할 때는 

아무리 생각해도 과연 이것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목표를 많이 써넣었다.


종종 버킷리스트를 읽는 시간을 갖는데 

읽을 때마다 못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한다! 언젠가 한다! 고 생각하려고 한다.


앞으로는 몸 사리지 말고

나중에 결과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우물쭈물하다가 저렇게 조금밖에 못 놀았으니 

엄마가 되었으면 이제는 시간 될 때 체력 될 때 막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들이든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이든

그냥 하고 싶으면 그렇게 쭉 해왔던 것처럼 말이다.


세상에 하다 보면 안 되는 것이 있을 수 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해보는 것이 좋겠다라고

생각되면, 그냥 할 생각이다.


인생은 정말 막살아야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경험이 내가 죽을 때 가져갈 수 있는 전부인 것 같다.


삶은 경험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 경험만이 진정한 내 것이고 그 추억으로 매일을 사는 것이 아닐까 싶다.


더 막살았어야 하는데, 아쉽다. 

지금이라도 막살아야지. 

이것저것 재지 말고 무조건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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