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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Dec 03. 2019

[인생살이] 외로움이 사라질리가 없어

호주 영주권을 받는다고 짠하고 외로움과 공허함이 사라지지 않는다.

Q. 안녕하세요

혼인신고만 한국에서해서 지금남편이된 남친 ..

저한테 너무잘해주고 애정표현도

잘해주는데 공허함과

가족들이너무그리워서 견딜수가없어요ㅠ

제가 호주영주권을 받는다고 그래도 이런우울함이 없어질까요..

요새 제 행복에 대해서 많이생각하고 또 생각해요.



Photo by Edu Grande on Unsplash


A.

호주의 삶은 사실 외로움의 싸움입니다.


주에서 성인이 되어서

이민을 왔으므로

외로움을 채워줄 깊은 인간관계가 없습니다.


3년 만에 봐도 어제 만났던 것 같은

친구들처럼

내 영혼과 마음을 채워주는 친구들은

다 한국에 있습니다.


어릴때 알았던 사람도 없고

어릴때 가졌던 추억도 없는

이 지루한 호주에서

남편 하나만을 믿고 살기에는 참 외롭습니다.


호주는 지루한 곳 일지도 모릅니다.

모든 상점도 거의 6시면 문을 닫고

사람들이 사는 집의 골목들은

8시가 넘으면 사람이 안 다닐정도이죠.


자동차를 이용해서 이동을 하는 관계로

밤에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곳은

브리즈번 시티나 번화가 정도 입니다.


거기다가 가족 중심의 호주에서는

대부분 많은 가족들이

9시전에는 모든 일을 끝내는 편입니다.


이민자인 우리는

가족이라고 해봤자

남편 그리고 아이들 이렇게 밖에 없으니

단촐하나 뭔가 허전합니다.

명절이여도 갈 곳도 없죠.


어느 순간 북적이던 한국의 가족들이

그리고 친구들이 그리워지는 순간이

호주에서 살면 언젠가는 옵니다.


영주권을 받는다고

공허함과 외로움과 우울함은

절대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 슬픈 감정은 아마 계속 영주권을 받든 말든

간호사로서 취직을 하든

계속 우리를 따라다니게 될 것입니다.

남편이 있다고 아이가 생겼다고

가족이 있다고

외로움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사실 오롯이 외로워하는

그 사람의 것이거든요.


받아들여서 안아서 가든지

아니면 거부해서 괴로워하든지

그 둘의 선택지 밖에 없는 것이

자신의 외로움의 특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족도 친구도 해결을 해줄 수 없는

그 외로움을 영주권을 받는다고

짠 하고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영주권이 모든 것을 해결을 해주는

만능티켓이 아니니까요.

단지 호주에서 합법적으로

일하고 살 수 있는 비자를

받는 것이라고 단순히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러니 행복한 쪽으로 하시면 됩니다.

남편분이 영주권자 또는 시민권자 이시라면

파트너비자를 한국에 가셔서

오프쇼어로 신청하시면 좋겠어요.


그런데 남편분이 영주권자 또는

시민권자가 아니시라면

가장 이상적인 해결방법은

호주에서 님께서 간호사로

영주권을 받을때까지 참는 것입니다.


외로움을 참고 영주권을 받은 후에

한국으로 돌아가서 한 1년~3년 정도 살아보는 겁니다.


영주권을 유지하려면 5년 중에

2년의 기간을 호주에서 살아야하니까요.


최대 3년 살아봤더니

호주가 좋다 라고 하면 다시 돌아오면 됩니다.


영주권이 있으니까

호주에서 다시 시작을 하면 됩니다.


한국에서 다시 살아보니

한국이 좋으면

호주에서 와서 시민권을 받고

다시 한국에서 살면 됩니다.


한국에서 호주시민권자로

살기에 편하다고 하더라구요.

재외동포비자를 받으면

의료보험도 어떻게든 해결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이상적인 해결방법을 이성으로는 알아도

감성으로는 도저히 못하겠다 생각하시면

글쎄요. 저라면 다시 그냥 한국 가겠습니다.


나중에 후회할 결정이라고 해도

한국이라는 지옥?같지만 재미있는 땅에서

내 가족과 내 친구들과 살아가는 것이

나를 지금 행복하게 해준다면

전 가겠습니다.


미래에 태어난 아기나

미래에 호주영주권을 받은

행복한 나는 아직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그 미래가 오기 전에 님이

살아있다는 장담을 어떻게 하시나요?!


지금까지 살아있다고

앞으로도 계속 살아있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이없이 예상치도 못하게 죽는 경우가 많은가요.


그러니 현재를 사세요.

이상적인 해결책을

도저히 이성과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할정도로

내 심신이 피폐해졌다면

남편이고 뭐고

잘 설득해서 한국으로 돌아가면 됩니다.


그렇게 가고 싶었던

한국에서 열심히 살다가

도대체 이건 아니다 싶을 때가 오면

다시 돌아오면 됩니다.


그 돌아올때 간호유학이

아직도 살아있기를 기도하면서요.


그래도 호주에서 간호유학하고

간호사로 이민가는 것에 대해서 알고 있으니

다시 돌아오면

한국에 미련이 없으니 더 집중할 수 있겠죠.

 

그러니 현재에 집중하세요.

내가 내일 죽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

오지도 않은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희생하는 일은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다음번에 유학을 오거나 나라를 이동하신다면

한국에 대한 미련은 다 끊고 오시기를 바랍니다.


이민은 그냥 나라를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자라고 나란 나라에서 알게된 사람,

경험했던 모든것 그리고 사랑했던 모든 것에

어느 정도의 버림과 이별을 하고

와야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제 의견이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어느쪽으로 선택을 하시든

현명한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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