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에 오이가 없다니!

요즘 오이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참으로 난감합니다.

by 한보통
harshal-s-hirve-2GiRcLP_jkI-unsplash.jpg Photo by Harshal S. Hirve on Unsplash


브리즈번에 이번에 홍수가 엄청나게 왔다.

내가 여기에서 11년째 사는데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 것을 처음 봤다.


2011년에 비가 많이 올 때 유학 준비 중이라서

서울에 있었는데

그 당시 브리즈번 시티가 물에 잠겨서 학교랑

연락이 안 되고 했었다.


얼마나 비가 많이 왔길래 이렇게 도시가 물에 잠겼을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톡톡히 경험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무서울 지경이었다.

알고 보니 브리즈번에서 비가 가장 많이 왔던 1974년을

빼고 이번이 6일 만에 비가 엄청나게 많이 온 해라고 한다.


너무 무서워서 전기가 나갈까 봐

혹시나 지붕에서 물이라도 샐까 봐 전전긍긍이었다.


다행히 우리 집은 전기가 나가지도

지붕에서 물이 세지도 않았다.


홍수가 나서 그런 것인가.

오이가 마트에 없다.


우리 집은 오이를 많이 먹는다.

3.99불 서너 개가 포장되어 있는 팩을 4개 정도 먹는다.

다른 야채는 안 먹어도

아이들이 오이는 잘 먹어서 많이 사놓는다.

그리고 나도 좋아하고.


그런데 오이를 찾으러 돌아다녀봐도 없다.

초록색 야채는 다 거부하는 아이들이

유일하게 먹는 오이가 이렇게 없다니.


참으로 퍽이나 난감하다.


홍수, 인플레이션, 전쟁으로 인한 유가상승 등이

아마도 나의 소중한 레바니즈 오이를 사라지게 했겠지.


요즘 내 장바구니가 점점 가벼워지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 모든 상황들이 괜찮아지고 나면

오이가 다시 나타나겠지.


비싸도 사 먹고 말리라.


*누구는 전쟁 걱정에 오늘은 살 수 있을까 하고 걱정하고 있는 판국에

오이가 없는 것에 대해서 늘어놓다니 나도 한참 멀었다.

러시아의 김재규가 혜성처럼 나타나 푸틴을 어떻게 좀 해주기를 바라며.

우크라이나에 속히 평화가 돌아오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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