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우디 덕분에 따뜻하다.
브리즈번 겨울은 춥다.
이런 이야기 하면 서울에 사는 내 친구들은 웃지만
브리즈번 겨울은 정말 춥다.
집 밖에서가 아니라 집 안에서 춥다.
집 밖에서 추울 때도 있지만
그건 칼바람이 불거나 비가 올 때이고
아침과 저녁이 아닌 이상 한국 초가을 날씨 정도로
따뜻하다.
거기다가 우리가 하우스로 이사하면서
더 추워졌다.
하우스는 확실히 더 추운 것 같다.
그동안 겨울이 되면 너무 추워서 글을 쓸 수가 없다.
따뜻한 침대에서는 글을 오래 쓸 수 없다.
바른 자세로 앉아서 글을 써야지 오래 쓸 수 있는
나로서는 침대 위에서 글 쓰는 건 너무 힘들다.
그렇다고 우리 집 사무실에 가서
육퇴 하고 쓰는 것도 싫었다.
왜?
밤에 너무 추우니까.
그래서 결국 겨울 3개월은
글을 안 쓰는 글 휴지기가 되었다.
그런데 올해 큰 마음먹고 우디를 샀다.
우디가 무엇이냐.
우디는 입는 이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과연 내가 잘 입을까 싶었는데
반값 할인에 홀린 듯 사버렸다.
남편 줄려고 2개 샀는데 자기는 그거 없어도 된다며
나 다 입으라는 남편 덕분에
다 내 차지가 되었다.
배송받아서 빨고 입어보니
세상에!
이것은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그리고 건조기에 이은
또 다른 신세계였다.
너무 따뜻해서 목이 안 시리다.
목이 시려서 스카프를 매일 해야 했는데
올 겨울은 그냥 우디에 달린 모자를 쓰는 된다.
요즘은 이 우디 입고 아침에 요리하고
저녁에 애 재우고 그런다.
추운 날에는 하루 종일 입고 있는 것 같다.
내 제2의 피부가 될 기세다.
한국에 있는 친정엄마께 우디 극찬을 하며
하나 보내드릴까 했더니
됐다고 하신다.
하긴 한국에서 굳이 우디가 왜 필요한가.
보일러 틀면 되지.
보일러도 없고 외풍이 심한 창문에 고통받는
호주에 사는 나니까 필요한 것이었다.
지금도 우디를 입고 따뜻하게 바른 자세로
글을 쓰고 있다.
우디 없었으면 글 쓰는 것은 포기하고
진즉에 침대로 들어갔었을 거다.
우디! 정말 강추한다.
진작에 살 걸 그랬다.
올 겨울은 우디 덕분에 따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