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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Jun 18. 2022

셋째를 키우면서 깨닫는다.

애 키우면서 하면 안 돼! 하는 것 해도 괜찮은데 왜 그렇게 엄격했지?!

Photo by Markus Spiske on Unsplash



첫째 때는 정말 애가 이쁜 줄 모르고 1년을 보냈다.

새로운 역할인 엄마라는 일을

아무런 트레이닝도 없이 맡겨져서 그런지

정말 힘들었다.


첫째 때는 뭔가 두려운 것이 많았다.


아이가 아플까 봐 두려워서

매일 저녁 애가 자고 나면 장난감을 닦았고

아이가 우리와 매일 자게 되는 것이 두려워서

수면교육을 하고

어떻게든 우리 방에서 같이 안 재우려고 애를 썼다.


아이가 혹시나 나랑만 있어서

사회성이 떨어질까 봐

몸이 막 힘든데도 플레이 그룹이며

도서관 프로그램이며 주 5일 다 따라다녔다.


아이가 어릴 때 자극을 충분히 못 받을까 봐

주말에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무조건 나갔었다.


그러다가 둘째가 생겼는데

둘째 때는 조금 덜했다.


장난감 안 닦아도 애는 그렇게 쉽게 아프지 않고

면역성이 좋아진다는 것을 알아서

장난감을 매일 밤 닦지 않았다.


나랑만 매일 있어도 어디를 가더라도

친구를 만들고 학교에서 인싸인

우리 첫째를 보고 나서는

몸이 힘들면 안 나가지만

몸이 괜찮으면 나가서 신나게 놀아줬다.


자극을 충분히 못 받아도

엄마가 애를 물고 빨고만 해도

충분한 자극이 된다는 것을 알고는

주말에 체력이 될 때 아이들과 나갔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방에서는 어떻게든

같이 안 재우려고 애를 썼다.

혹시나 재우면 습관 돼서 같이 잘 까 봐.


그러다가 둘째가 너무 이뻐서

셋째를 가졌다.


셋째여서 그런가

애가 옷에 조금 토해도 슬쩍 닦고 나중에 갈아입히거나

조금 젖은 것은 신경도 안 쓴다.


장난감을 굳이 그렇게 막 닦지는 않고

둘째와 첫째 때보다 더 애를 막 물고 빨고 하고 있다.


셋째는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x 10000000

예쁘고 귀여워서 더 그러고 있다.


우리는 분리 수면을 해서 아기 침대에 다른 방에 따로 재우는데

혹시나 중간에 깨서 막 울면

그냥 우리 방에서 재운다.


첫째와 둘째 때는 애 침대에서 어떻게든 재우려고 했는데

춥기도 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잠에서 깬 셋째 모습도

너무 귀엽고

어차피 2살 되면 아기 침대를 졸업(탈출이라고 읽는다.)해서

언니 오빠랑 같이 자게 될 테니까

우리 방에서 같이 자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렇게 대충 키우니까 힘이 덜 든다.


힘이 덜 드니까 아이들에게 웃어줄 힘이 더 생기고

말도 더 곱게 할 수 있다.


첫째를 이렇게 셋째 키우듯이 키웠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첫째는 지금 잘 컸지만 (지가 알아서 컸다.)

그래도 하면 안 돼!라는 것들을 다 버리고

해도 애는 잘 큰다!라고 생각했으면

내 마음도 편하고 육아도 더 재미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한다.


애랑 같이 자도 괜찮은데

왜 그렇게 싫어했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뭘 몰라서 그랬던 것 같다.


하면 안 돼! 하는 것들

다 해도 애는 잘 큰다.


위험한 것들 빼고 다 하다 보니

어느새 애는 금세 커서

내 품을 빠져나간다.


그러니 내 품에 있을 때 잘하고 다 하자.


너무 늦기 전에 말이다.

(내 경험상 만 6살 이상부터는

더 이상 품 안의 자식이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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