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보통 Jun 19. 2022

존재를 모르면 안 사줘도 돼.

애들 장난감 이야기라우.

Photo by Ryan Quintal on Unsplash



우리 애들은 요즘 티니핑이라는 애니에 빠졌다.


첫째가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혹시나 한국어를 잊을까 봐 

하루에 한편 10분-15분 내외로 한글 동영상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한글이 야호-수학이 야호-속담이 야호-한글 용사까지 꾸준히

학교에 들어간 후부터 하루에 한편씩 봤다.


그렇게 계속 보고 또 보고 하다가 티니핑을 우연히 알게 되어서

보여줬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서 요즘 계속 보여주고 있다.


한국에서 티니핑은 파산핑이라는 별명이 있다고 한다.

티니핑에 나오는 장난감을 하나씩 아이들에게 사줘야 해서 라는데

난 그럴 생각이 없기에 마음 편하게 아이들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애들은 티니핑 장난감이 있는지도 모른다.

난 그런 장난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줄 생각도 없다.


분명 티니핑 장난감을 내가 어렵게 한국에서 사서

준다고 한들 장담하건대 하루를 못 가서 싫증을 낼 것이 분명하기에 입을 꾹 다물고 있다.


나 편하자고 사서 줬던 장난감들이 결국 내가 치워야만 하는 물건이 된 경우가 많아서

티니핑 장난감도 절대 우리 집에 들일 생각이 없다.


아이가 만든 티니핑 핸드폰? 이걸로 티니핑들을 잡는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 애들은 이렇게 티니핑 장난감을 안 사주니까

종이로 알아서 티니 핑 핸드폰을 만들거나 집에 있는 부엌용품과 핑크색 빗과 거울을 가지고

변신을 하고 티니핑을 잡으러 다닌다.


빛나는 사랑의 하츄핑 타임! 그러면서 말이다.

마지막에 '하츄-'도 빼먹지 않고 한다.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존재를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집에 있는 것으로

얼마든지 재미있게 놀 수 있다.


장난감의 존재를 알려주고 싶고 사주고 싶은 것이 정말 아이의 재미를 위한 것인지

아이에게 장난감을 줘서 아이가 노는 동안 내가 편하게 살려고 하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면 장난감을 살까 말까 답이 나온다.


며칠 후에 장난감 통에 들어갈 쓰레기를 돈 주고 사는 불상사가 생기기 전에

난 입을 다물고 관련 장난감이 있어도 모른 척할 생각이다.


존재를 모르면 아이들은 사달라고 하지 않는다.

장난감이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들은 잘 논다. 

또 없으면 치울 것이 적어야 집안일을 덜한다. 


티니핑 장난감의 존재를 아이에게 알려 웃게 하고 싶은 내 입을 고이 다문다. 

이런 상황에서는 침묵은 집안일을 줄이는 가장 큰 한수다. 


쉿!




작가의 이전글 셋째를 키우면서 깨닫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