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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Jun 24. 2022

브리즈번 공립초등학교 음악 콘서트

와우! 생각보다 잘해서 깜짝 놀랐네.


이런 느낌은 전혀 아니지만...

Photo by Manuel Nägeli on Unsplash



얼마 전 학교 콘서트가 있다며 초대를 받았다.

우리 첫째가 일주일에 한 번 

아침 7시 반까지 학교에 간다.


합창단 연습을 하기 위해서 가는데

7시 반에 출발해야 하여서 

정말 정신이 없다.


가끔 우리도 늦는데 

선생님도 가끔 늦으신다고 해서 

우리끼리 웃었다.


선생님도 7시 반까지 오시려면 

얼마나 힘들겠어 이러면서 말이다.


그 합창단에서 배운 노래를 

부모님들 앞에서 선보이는 콘서트를 한다.


그렇다고 우리 애만 하는 건 아니고 

밴드, 스트링(바이올린 등 현악기) 등등하는데

학교 끝나고 저녁 5시 45분에 

첫째는 연습하러 가야 하고 

우리는 6시에 강당으로 가 있어야 했다.


아는 엄마한테 언제 끝나냐고 물어봤더니

작년에 8시에 끝났다면서 

늦게 끝날지도 모른다며 겁을 줬다.


우리 집은 7시가 잠자는 시간인데! 

8시면 우리 집은 자정이다.


어쨌든 별로 기대도 안 하고 

막내 재우는 것 때문에 끝나면 

후다닥 빠져나가야지 했는데 

웬일.


생각보다 잘해서 깜짝 놀랐다.

더 놀라운 건

애들이 정말 즐겁게 연주를 하는 것이었다. 


1년밖에 안 배웠는데 

저렇게 잘한다고?! 


우리 첫째가 노래하다가 

졸려서 하품한 건 덤으로 귀여웠다.


다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혹시 바이올린이나 현악기 할 생각 없니?

넌지시 우리 첫째에게 물어봤더니 

우리 애는 밴드 하고 싶단다.


아니 왜! 


밴드보다 스트링이 너무 멋있어서 

엄마는 좋더라 했더니

잠시 생각해 보더니 

엄마가 그렇게 생각하면 

현악기 하는 거 생각해볼게 한다.


웃긴 녀석.

그렇게 말해도 지가하고 싶은 대로 

할 거면서.

말이라도 고맙다, 야.


어차피 3학년 때부터 악기는 시작하니까

그때 우리 첫째가 뭘 할지 알게 되겠지.


어쨌든 콘서트 생각보다 멋져서

내년에는 더 즐겁게 

참석할 예정이다.


비록 우리에게는 자정에 가까운 

밤 6시에 시작한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우리 첫째는 과연 내가 원하는 대로

스트링을 할 것인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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