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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Sep 07. 2022

브리즈번 공립초등학교 북위크 2022

무사히 지나가서 다행.

정말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내 핸드폰의 캘린더 알람이 울렸다.

북위크 2주 전이니 어서 애 북위크 옷을 사라는 알람이었다.


이렇게 알람을 안 하면 

빵빵 터지는 온갖 일정을 따라잡을 수 없어서 

온갖 알람을 해두었다.


덕분에 다행스럽게도 

시간에 맞춰 아이가 원하는 북위크 옷을 살 수 있었다.


호주에서 북위크는 

좋아하는 책에 나오는 캐릭터로 변신을 하는 것인데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책을 많이 읽히려고 하는 노력의 일환이 아닐까 한다. 


어떤 학교는 슈퍼히어로나 마블 캐릭터들은 안된다고 했다던데

우리 애 학교는 그런 것 없고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된다.


우리 첫째는 월리를 찾아라 에 월리가 되고 싶다고 해서 

다행히도 빅 W에서 저렴하게 옷을 구해두었다.


북위크 당일에 

애는 월리 옷을 둘째는 프린세스 소피아 옷을 입고 

학교로 갔다.


학교에 가서 퍼레이드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공룡 한 마리와 쥐라기 공원 사육사가 설렁설렁 걸어온다.



웬 공룡인가 싶었더니 

웬일 교감선생님이 공룡이셨다.

정말 무서워 보여서 슬슬 피하는 분인데 

공룡 복장이라니 깜짝 놀랐다.



둘째는 처음에는 무섭다며 앞에 안 가겠다더니 

너 공룡 좋아하잖아 지금 아니면 언제 인사해 보겠어?!라고 

하니까 용기를 내서 악수하고 나서 정말 좋아했다. 


저 뒤에 컵케이크 옷은 교장선생님. 



선생님들도 다 변신을 하셨다. 

올해는 6학년 반 전체가 오즈의 마법사 테마로 전부 변신을 했다. 

꽤 공들여 변신을 했다. 


프렙에 어떤 아이가 이렇게 케이크로 변신을 했다.

이건 무조건 뽑힌다고 생각했는데 진짜로 뽑혀서 상을 받았다.

저 디테일! 

엄마가 정말 고생하셨겠지만 너무 예뻤다. 



둘째가 오빠랑 퍼레이드 하고 싶다고 해서 

급하게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괜찮다고 하셔서 

첫째 손을 잡고 퍼레이드를 했다.


퍼레이드라고 해봤자 운동장 한 바퀴 빙 도는 것.

그래도 오빠랑 돌아서 신난 둘째와 

그 둘째를 늠름히 데리고 돌아다니는 첫째.


평범하게 월리로 변신해서 상은 못 받았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는 첫째.


내년에는 상을 받을 수 있게 한번 해볼까? 했더니 

그러자 하는데 별로 협조를 안 해주려는지 

아이디어가 없는 첫째.


역시 이렇게 놀자판인 호주 학교.

딱 내 마음에 든다.


아이들은 마음 편하게 노는 게 최고지.

공부 스트레스 없이 말이다.


내년에는 어떤  위크 코스튬을 할 것인가.

살 것인가 

만들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분명 살 것 같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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