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첫째가 하우 쏘(How so) 책에서 용돈에 관한 이야기를
읽더니 갑자기 용돈 벌이를 하고 싶다고 했다.
뭘 하면 용돈을 줄 거냐고 해서 집안일? 하길래 내가 그랬다.
집안일은 우리 모두의 일이고 돈을 안 줘도 넌 해야 하는 일이라고
네 옷을 네가 접어서 옷통에 네가 넣는데
왜 내가 돈을 줘야 하냐고! 하니까 첫째가 바로 수긍했다.
우리 집에서는 집안일을 모두의 일이고 누구든지 배워야 하는 일이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없을 때 집안일을 몰아서 하기보다는
아이들이 있을 때 옆에서 이것저것 시켜가면서 하는 편이다.
이렇게 라도 배워서 나중에 혼자 살 때 잘 써먹으라고 말이다.
우리 집은 옷을 접는 방식이 있다.
윗도리는 삼단으로 접어서 무늬가 보이게 세워서 넣거나
바지는 두 번접 어서 세워서 넣는 식으로 말이다.
속옷은 세 번 접어서 작게 말아서 접는 식이다.
학교에 갔다 와서 여느 때와 같이 옆에서 마른빨래를 첫째 그리고 둘째와 접고 있는데
첫째가 옆에서 갑자기 속옷을 접는 법을 가르쳐달라고 했다.
https://www.express.co.uk/life-style/property/1575051/cleaning-holding-how-to-fold-underwear-ifl
내가 속옷을 휘리릭 접었더니 첫째가 뜬금없이 알려달라고 했다.
알려주면서 이게 좀 어려울지도 몰라 -
엄마도 이렇게 접어두기는 하는데 자꾸 풀어지기도 하더라고 하고
혹시나 접었는데 자꾸 풀어져서 속상할지도 모르는 첫째에게 밑밥을 깔아 두었다.
혼자서 몇 번 해보더니 잘되었는지 혼자 뿌듯해서 나한테 자랑을 막 했다.
엄청 잘하네! 그러면서 대단하다! 그래 줬다.
그랬더니 며칠 후 주말에 둘째를 가르치더니
급기야 자기 방에 있는 둘째와 자기 속옷 통을 다 뒤집어서 다 접었다.
재미있는 놀이를 하듯이 한참 동안 집중을 해서 말이다.
이렇게 이쁘게 고이 접어서 서랍에 넣어두었다.
그 이후에도 빨래 접을 때면 알아서 척척 접어줬다.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고 해도
재미있는지 계속 접어서 정리를 했다.
덕분에 내 일을 하나 덜어서 조금 더 편해졌다.
내 계획대로 말이다.
후후후후.
이러나저러나 집안일을 사라지지 않는다.
해야만 하는 집안일을 하든지 해야 한다.
이왕 할 것이라면 재미있게 하는 편이 낫다.
놀이처럼 말이다.
나도 그렇고 아이들도 말이다.
물론, 우리 남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