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로 생활하기도 벅찬 요즘 세상에 전업주부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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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즘 일을 해야 하나? 하는
압박을 조금 느끼고 있다.
안 그런 나라가 어디 있겠냐마는
요즘 호주 브리즈번도
물가가 어마어마하게 올랐다.
야채 가격은 그나마 안정되고 있지만
공산품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다.
이제는 100불로 뭘 많이 못 산다.
그냥 뭐만 조금 담으면 100불이
훌쩍 넘어가서
장바구니를 보면 속이 쓰리다.
거기다가 기름값도 올라
사람 쓰는 가격도 오르고
홈론 이율도 올랐다.
정말 숨만 쉬만 나가는 돈이
우리가 버는 돈만큼 나가는 것 같다.
우리 남편은 절대 반대라고 하는 게
일단 우리 첫째가 데이케어 그리고 킨디에
안 가서 얼마나 단단한 마음을 가지고 잘 컸는지가
보이니까 둘째와 셋째도
내가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 같다.
거기다가 우리 셋째가 만 5살이 되어 학교에 갈 때까지
옆에 끼고 키우고 싶다는 내 바람을
꼭 이뤄줘고 싶어서 더 그런 것 같다.
그래서 결국 이 이야기의 결론은
애 학교 갈 때까지는 일은 하지 말고
꾸물 남편이 더 높은 연봉을 받도록
노력하겠다로 마무리가 된다.
호주 와서 일 안 해본 적 없이 살아왔다가
아이들을 키워야 해서 전업주부가 되었는데
처음에는 정말 적응이 안 되었다.
하지만 요즘은 전업주부가 특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나 못하는 그런 것 말이다.
호주나 한국이나 외벌이로 사는 것이
점점 불가능해지는 요즘 세상에
전업주부로 살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업주부 하고 싶어도 못하는 분들도 많을 테고
먹고살려고 애들 데이케어 맡기고
일하러 가시는 부모들도 많을 테니까.
외벌이로 사는 만큼
남들처럼 좋은 차에
멋진 휴가를 아이들에게 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먹고 싶은 것 부족함 없이 먹일 수 있고
시간 보내고 싶은 만큼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지금이 참으로 좋다는 생각을 한다.
셋째가 학교에 들어가는 4년 후면 나도 일을
반드시 할 생각이다.
그때까지 요즘 세상에 갖기 힘든 특권인
전업주부로서의 삶을 즐겨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