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부딪힐 일도 없고 평화를 찾을 수 있다.
얼마 전 만 7살이 된 첫째와의 관계는
참으로 평화롭다.
원래 이 나이가 이런 나이인지 모르겠지만
남자아이여서 그런 것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뭔가 복작되는 것이 없다
우리가 정해놓은 바운더리를 확실히
알고 있어서 그런지
첫째는 그 바운더리 안에서
허락을 구하는 편이라
대부분 우리의 대답은 그래, 해 여서
부딪힐 일이 없다.
예전에는 첫째가 뭘 하면
내가 학교 일이 궁금하다는 이유로
막 물어보고 그랬었다.
첫째는 마지못해 답을 해주곤 했다.
그런데 집중해서 책을 읽거나
다른 일을 하고 있는데
내가 엄마라는 이유로 답을 강요하는 것 같아서
그만뒀다.
애가 뭘 집중해서 하고 있으면
그냥 내버려두었더니
나중에 애가 나한테 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줬다.
그래서 그런지 첫째는 바운더리를
계속해서 주지 시켜야 할 일도 별로 없고
때를 쓰며 뭔가를 하겠다는 것도 없어서
평화롭다.
부딪힐 일이 없으니
서로 감정을 상할 이유도 없고
서로 방해를 하지 않으니
존중을 하게 된다.
우리 첫째가 십 대가 되고
사춘기가 오면 이런 평화로움이 계속될까
싶은 우려가 있지만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을 즐겨야지.
앞으로도 계속 평화롭기를.
우리 첫째가 독립하는 그 순간까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