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순간순간 편안하게 흘러가게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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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간소하게 살려고 여러 가지를 버리다 보니
버리는 물건에 얽힌 추억들이 딸려오곤 한다.
그 추억에 얽힌 사람들이 내 인생에 들어왔을 때는
뭔가 그들이 꽤 오랫동안 내 인생에 머무를 줄 알았다.
평생 내 인생에 머물러 나에게 무한하고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하여 두근거렸던 때가 생각이 나며 조금 마음이 아팠다.
다시 연락하기에는 연락처조차도 모르는 사람들.
그때는 왜 그렇게 그 사람들이 내 인생에 오래도록 머물러 줄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싶다.
내 인생 최악의 시기였던 고등학생 때 누구에게든 사랑받고 싶어서 몸부림쳤던 그때처럼
나는 그렇게 마음을 쉽게 주고 어렵게 거두었던 것 같다.
그래서 요즘은 법정스님의 말씀을 자주 생각한다.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말아라'라는 말씀을 생각하며
인연을 내가 함부로 맺고 있는지 점검하고 또 점검한다.
어차피 다 스쳐 지나가는 인연들이라면 그래도 즐겁게 웃으며
좋은 기억으로 스쳐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다 스쳐 지나가는 인연.
그렇기에 순간순간 그대로 흘러가게 두다 보면
머무를 사람은 머무르고 갈 사람은 갈 것이다.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말라는 말을 여전히 잘 실천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스쳐 지나가는 인연을 굳이 잡으려는 마음이 점점 비워지는 것을 보면
조금은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숨이 내뱉는 그날,
모든 인연은 다 스쳐 지나가는 인연일 뿐이다.
그러니 너무 집착하지도
너무 백안시하지도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