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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Dec 13. 2022

다 지나가는 인연일 뿐이다.

그래서 순간순간 편안하게 흘러가게 둡니다.

Photo by Timon Studler on Unsplash


요즘 간소하게 살려고 여러 가지를 버리다 보니

버리는 물건에 얽힌 추억들이 딸려오곤 한다.


그 추억에 얽힌 사람들이 내 인생에 들어왔을 때는 

뭔가 그들이 꽤 오랫동안 내 인생에 머무를 줄 알았다.


평생 내 인생에 머물러 나에게 무한하고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하여 두근거렸던 때가 생각이 나며 조금 마음이 아팠다.


다시 연락하기에는 연락처조차도 모르는 사람들.

그때는 왜 그렇게 그 사람들이 내 인생에 오래도록 머물러 줄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싶다.


내 인생 최악의 시기였던 고등학생 때 누구에게든 사랑받고 싶어서 몸부림쳤던 그때처럼 

나는 그렇게 마음을 쉽게 주고 어렵게 거두었던 것 같다.


그래서 요즘은 법정스님의 말씀을 자주 생각한다.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말아라'라는 말씀을 생각하며 

인연을 내가 함부로 맺고 있는지 점검하고 또 점검한다.


어차피 다 스쳐 지나가는 인연들이라면 그래도 즐겁게 웃으며 

좋은 기억으로 스쳐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다 스쳐 지나가는 인연.

그렇기에 순간순간 그대로 흘러가게 두다 보면 

머무를 사람은 머무르고 갈 사람은 갈 것이다.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말라는 말을 여전히 잘 실천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스쳐 지나가는 인연을 굳이 잡으려는 마음이 점점 비워지는 것을 보면 

조금은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숨이 내뱉는 그날, 

모든 인연은 다 스쳐 지나가는 인연일 뿐이다.


그러니 너무 집착하지도 

너무 백안시하지도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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