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문제로 호주 학교에서 친구 못 사귄다고?! 절대적인 이유는 아니다.
우리 첫째는 이제 2학년이 되었다.
벌써 2학년이라니 요즘 말을 엄청 안 들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산다.
집에서는 성질도 내고 울기도 하지만
집 밖에서는 차분하게 잘 다니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얼마 전 우리 첫째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첫째 반에 영어를 잘 못하는 아이가 있나? 하는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우리 첫째의 반은 인원수가 22명인데 (아마도?)
4명 정도가 영어를 잘 못한다고 했다.
아니 2학년인데 영어를 못하면 괜찮은 건가 싶어서
그 아이들이 같이 놀아? 하고 물었더니
종종 같이 논다고 했다.
첫째 교실 옆에는
교실 옆 큰 돌이 놓여 있는 공터가 있다.
주로 그 공터에서 점심이나 모닝티를 먹는데
수업이 끝나면 그 공터에서 아이들이
돌 위를 뛰어다니며 잡기놀이를 한다.
며칠 전 그날에는 영어를 잘 못한다는 아이도 같이 놀았던 것 같다.
아이들 중 한 명이 그 아이에게 규칙을 손짓 발짓으로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네가 술래니까 우리를 잡아야 해 - 이렇게.
그 아이가 영어를 못하니까
최대한 천천히 모션을 크게 해서 알려줬더니
그 아이가 이해를 하고는 아이들을 잡으러 다녔다.
첫째를 키우고 보니 이 나이대 또는 더 어린아이들은 말이 통해서
노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냥 같이 놀다 보니까 재미있어서 노는 것 같다.
그래서 언어 그러니까 특히 영어를 잘 못하는 문제 때문에
다른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냥 아이의 성격이나 어떤 다른 부분이
다른 아이들에게 받아들여지기 힘들어서
친구를 사귀기 힘든 것이 아닌 가 싶다.
영어로 못해도 잘 놀고 잘 지내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영어를 잘해도 잘 못 놀고 겉도는 아이가 있으니까 말이다.
그날, 영어를 하는 친구들이 영어를 못하는 1명의 아이를 위해서
영어를 천천히 해주고 동작을 크게 해서
어떻게든 설명해 주려는 그 모습을 볼 때 조금 울컥했다.
그냥 다른 친구를 생각해 주는 그 마음이 너무 이뻐서 말이다.
어떤 집단에서
아이의 사회성 문제는 언어 문제 일 수도 있겠지만
절대적인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어는 아이들의 세계에서 부차적인 도구일 뿐이다.
Photo by Robert Collins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