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마인크라프트는 언제 할 수 있어?

미디어는 아이에게 득 보다 실이 많다. 그래서...

by 한보통

얼마 전 우리 남편이 걱정이 되는 목소리로

우리 애들이 게임을 언제 자유롭게 할 수 있냐고 물었다.


우리 남편은 은근 우리 애들이

프로페셔널 게임 플레이어가 되어서

유명해지기를 바라는 걸

내가 모르는 바가 아니기에

게임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때는

하이스쿨 때라고 했다.


그랬더니 내심 충격이었던지

그래도 될까?라고 묻길래

지금 나이대에는 그래도 되고

나중에 하고 싶다고 욕심을 부리는

그때가 오면 그때 이야기해서

게임을 허하든 말든 결정하자고 했다.


하이스쿨 때는 내가 더 이상

뭘 하라고 조언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며

자기가 알아서 부딪혀가며 살아가야 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서

학교에 잘 가기만 한다면

게임을 하루종일 하든

뭐라고 하지는 않으려고 마음먹고 있다.


언젠가 우리 아들이 마인크라프트는

언제 할 수 있냐고 물었다.

다른 친구들은 다 하고 있다면서.


3학년 때 마인크라프트 학교에서 하지 않아?

응.

그럼 그때 하면 되겠네.

응. 알았어.


이렇게 가볍게 대답했더니

우리 아들도 가볍게 수긍했다.


우리 집은 미디어를 최대한 통제한다.

첫째는 아이패드를 집에서 사용할 수 없다.

학교 숙제를 할 때만 가능한데

그것도 아주 가끔이다.


한국어를 위해서 보는

한국어 어린이 프로그램도 최대 15분을 넘기지 않고

그것도 바쁘거나 하면 못 볼 때도 많다.


닌텐도나 게임 콘솔을 우리 남편은 은근히 사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나는 아직은 아니다는 쪽이어서

게임 관련한 제품도 우리 집엔 아직 없다.


방과 후 나 방학 때 우리 애들은

미디어가 없어도 신나게 잘 논다.


장의적인 장난감을 스스로 만들기도 하고

커다란 포스터를 만든다며 종이를 붙이기도 한다.

의자에 앉아서 타임머신 놀이를 하며

과거를 여행하기도 하고

그것도 아니면 앉아서 하루종일 책을 읽는다.


굳이 미디어가 없어도 잘 노는 아이들에게

미디어를 쥐어줄 이유는 절대 없다고 본다.


학교 엄마들은 3학년 때 마인크라프트로

탑을 쌓거나 그 안에서 건축물을 빨리 만드는

걸 경쟁한다고 하며

나에게 미리 다운로드하여서

애한테 어떻게 하는지 알려줘야 한다던데

마인크라프트 건축물 빨리 만들기를

다른 애 보다 잘한다고

우리 애의 긴 인생에서

그렇게 이득이 될 것 같지는 않기에

이런 의견도 있구나 하고 넘어가고 있다.


차라리 미디어를 보여주고 접하는 그 시간에

책을 보고 손으로 뭘 만드는 것이

지금 아이에게는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미디어와 학원으로 방학을 가득 채워주기보다는

빈둥거릴 수 있는 시간의 여유를 줘서

생각의 큰 공간을 만들수 있게 하는 것이

아이의 인생에 더 좋다고 생각한다.


이 나이대 아이들에게

방학 때는 책 스스로 많이 읽고

빈둥거리는 것이 최고의 방학 계획인 듯하다.


그래서 마인크라프트는

브리즈번 공립학교 교육커리큘럼대로

3학년때 하는 걸로

그렇게 우리 집은 합의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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