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겪어봤으면 말도 마요
브리즈번 학교 시간은 학교마다 다르다.
등교시간은 8시 반~9시까지 하교시간은 2시 반에서 3시까지 다르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8시 반까지 아이가 학교에 가야 한다.
8시 20분에 종이 한번 울리면 그때부터 아이들은 교실로 들어갈 수 있다.
8시 반에는 반드시 아이가 교실 안에 들어가야 한다.
그때부터 출석을 부르기 때문에 늦으면 오피스에 가서
Late slip(지각사유서)를 받아가지고 와야 한다.
학교에서는 8시 전에는 학교에 아이를 혼자 놔두고 가면 안 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학교는 8시-8시 반 되는 그 사이가 극심한 주차 전쟁이 벌어진다.
우리 아이 학교에서는 1학년부터 드롭존에서 아이를 내려주거나 태워서 갈 수 있다.
아이를 드롭하고 가면 주차를 할 필요가 없지만
반드시 교실까지 데려다주고 가야만 하는 프렙아이들의 부모님들과
몇 학년이든 아이를 데려다주는 학부모님들만 합쳐도 최소 100명은 될 듯하여
8시-8시 반은 주차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하교할 때도 상황은 비슷하다.
같은 학교 엄마 중 한 명은 2시 반에 학교시간 시작이면 아예 1시 반에 주차하고 차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거기다가 학교를 들어오는 게이트는 안전상의 이유로 오피스 근처 한 개의 게이트만 열어두고
아침 8시 반에 다 잠기기 때문에 열리는 게이트에 가깝게 대기 위해서 또 다른 주차전쟁이 펼쳐진다.
학기 중에 아침 일찍 어디를 가야 하는데 그 길목에 학교가 하나라도 있다면
학교 픽업 주차 전쟁 때문에 그 학교를 지나가는 길목은 정체가 어마어마하다.
우리 애 학교야 게이트가 여러 개니까 그나마 분산이 되어서 이 정도이지만
어떤 학교는 게이트가 딱 한 개여서 거기로 전교생이 다 나오게 되어 있다.
차가 다 그 게이트 하나로 몰리니까
주차전쟁을 넘어 주차지옥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학교 근처를 아침 8시 반에 통과하려면 평소에 차로 10분 걸리는 길을
40분 걸려서 나와야 할 수도 있다고 들었다.
학기 중에는 어딜 가나 이렇지만 방학 중에는 또 다르다.
방학 중에는 차도 별로 없고 주차전쟁도 하지 않아서 좋다.
특히 여름방학 때는 다들 휴가를 가서 차도 별로 없고 한산하다.
아이를 데려다주지 않아도 되는 방학이 최고다.
교통체증도 없고 주차 때문에 스트레스도 안 받아도 되고 말이다.
앞으로 13년+ 주차전쟁에 참전해야 하는데
평행주차를 못하는 발운전 실력의 내가 절대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이 전쟁에서
적어도 살아남아 무사히 애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려올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제발!
Photo by Kelli Tungay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