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질까 말까 하는 그 순간 당신은 가지기로 마음을 먹었다
첫애를 낳을 때만 해도 셋을 낳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애 셋이라니!
아무리 70퍼센트 이상 가족중심주의의 호주라지만 애 셋은 너무 많지 않나?! 싶었다.
그런데 우리 둘째가 태어났는데 너무 이쁜 거다.
출산도 수월해서 출산 당일 쪼그려 앉을 수 있을 정도였고
모유수유는 첫째 때 하도 질려서 2주만 하기로 마음먹고 딱 그렇게 했다.
거기다가 첫째와 다르게 눕혀만 놓아도 잠을 잘 잤다.
첫째가 등센서가 있었던 건 부족한 모유로 인해 생긴 배고픔과
잘 때 자꾸 건드려서 안아서 그랬던 것 같다.
둘째 때는 분유로 배부르게 먹이고 안아서 무조건 눕혔다.
눕히면 절대 건드리지 않았다.
물론 첫째가 있어서 그럴 시간도 없었다.
첫째가 힘들면 둘째는 수월하게 키운다더니 그 말이 딱 내 상황이었다.
둘째라서 그런가 애교는 어쩌면 그렇게 많은지
울어도 이쁘고 찡그려도 이쁘고 그냥 이뻤다.
둘째가 두 살이 될 때쯤 혹시 임신? 하며 임신테스트를 했는데 아니었다.
그때의 실망이란.
아! 내가 셋째를 원하는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다.
육아가 힘들어서 극구 반대하는 우리 남편을 설득해서
살다가 생기면 낳자고 일단 합의를 했다.
몇 달을 그렇게 허비하다가 꼭 갖고 싶다고 말했더니 우리 남편이 드디어 받아 들렸다.
둘째가 2살 반이 넘어서 계획했던 대로 임신을 하고 셋째를 3살 반 차이로 낳게 되었다.
세 번의 임신기간 중 가장 최악의 입덧을 경험하고
나도 몰랐는데 둘째가 어깨가 걸려서 위험했던 상황이어서
셋째는 조금 일찍 유도분만을 하기로 했다.
둘째와 마찬가지로 타이밍을 잘 맞춰 나와서
무통분만 한 상태에서 회음부도 멀쩡한 채로 나와서 통증 없이 낳았다.
그렇게 나온 셋째는 역시 내 예상대로 아주 아주 이뻤다.
우리 남편은 셋째를 안 낳았으면 어쩔 뻔했냐며 우리가 잘 선택했다고 말한다.
둘째가 너무 이뻐서 우리를 위해서 노산으로 낳은 셋째.
요즘 셋째 크는 재미에 살맛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