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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Jan 29. 2024

도시락 3개 싸는 인생

호주 학부모 인생이랄까

점심/먼치 앤 크런치/과일 이렇게 싸준다.


첫째 아이가 프렙에 갈 때는 한통에 다 써줘도 괜찮았다.

원래는 아래층에서 안 먹고 위층에서 먹어서 한통에 다 싸줘도 괜찮았는데

둘째아이때는 교실에서 과일 간식을 먹고

아래층에서 점심을 먹도록 되어 있어서

도시락을 각 시간별로 다른 통에 다 따로 싸주는 것이

아이에게 편하겠다 싶었다.


호주 초등학교 간식 및 점심시간은 이렇다.

9시 30분 fruit break (Munch and Crunch)

10시 30분 morning tea time

12시 45분 Lunch

이렇게 세 번 나눠서 먹는다.


호주 초등 아이들이

학교에 가 있는 시간은  6시간 10분 정도다.

그 시간에 이렇게 3번의 간식과 점심시간이 포함되어 있다.


첫 번째 간식 시간에는 과일을 먹는다.

과일통은 미리 가져가서 교실에 물과 함께 놓는다.

두 번째 간식은 스낵시간.

우리 아이들은 너겟 같은 핑거푸드랑 과자를 가져간다.


세 번째 시간은 점심시간이지만

말이 점심시간이지 간단한 샌드위치 정도 먹는 시간이다.


밥을 싸 오기도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걸 다 먹을 시간이 있을까? 싶다.


첫째 아이는 프렙 때 노느라고 가져간 음식을 다 안 먹고 와서

싸가는 음식양이 줄고 또 줄었다.

둘째 아이는 첫째 아이와 다르게 도시락으로 가져간 음식을

다 먹고 온다.


덕분에 첫째 아이의 도시락 양이 늘었다.

동생이 저렇게 가져가니 나도 저렇게 먹겠다고 해서

다 안 먹으면 가져가지 말라 했더니

싹 비워온다.


또 첫째 아이도 둘째 아이처럼 따로 다 싸달라고 해서

요즘에는 도시락통을 3개씩 싸주고 있다.

(어차피 첫째 아이 도시락은 아이가 직접 만들고 싼다.)


둘째 아이가 처음부터 적응을 잘해서

학교에 즐겁게 가니

도시락 싸는 것도 즐겁다.


둘째 아이 도시락에 뭘 넣어줄까 하는 고민도

신기하게 기분 좋다.


한국처럼 급식도 좋지만

엄마가 선택한 음식을 먹일 수 있는 도시락도

나름 좋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13년 동안 도시락을 싸줘야 한다.

중간에 분명 아이들 보고 알아서 싸가라고 하는 날이 오겠지만

그때까지 즐겁게 싸볼 생각이다.


아이는 매일 어떤 음식을 아침에 싸갈지

신중하게 고민하고 진지하다.


아이의 그 진지한 고민을 함께 할 수 있다니

엄마로서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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