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넘치는 우리와 뿌링클 치킨의 차이점
(2022년 9월 1일 '나의 기록'을 다듬어 올린 글입니다.)
BHC 뿌링클 치킨을 먹었다.
그것도 콤보(닭다리와 윙봉만 나오는 세트)로 먹었다.
뿌링 치즈볼과 큰 콜라도 시켰다.
뿌링클을 먹는 날은 항상 행복하다.
최근에 여행을 가서도 뿌링클을 시켜먹었다.
내가 아는 그 맛.
짭짤하면서도 고소하고, 또 동시에 느끼하기도 한 시즈닝이 잔뜩 뿌려진 바삭한 닭다리.
한 입 베어무는 순간, 바삭한 소리와 함께 튀어나오는 따뜻한 치킨의 육즙.
뽀얀 닭다리살.
어느새 입 속에서는 바삭함과 부드러움이 뒤섞이고, 짭짤함과 고소함이 적절히 균형을 맞춰간다.
바로 이 맛!
이 아는 맛을 기대하고 시켰건만..
도대체 어떻게 튀겼길래..
튀김옷은 딱딱하고 속살의 육즙은 다 말라버렸다.
치킨의 건조함과 딱딱함에 의해 쓸려나가는 나의 입천장..
‘내가 이럴려고 여행와서까지 뿌링클을 시켰나..’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같은 뿌링클 콤보인데 지점마다 다르다.
레시피는 분명 같은데, 미묘하게..
아니 때론 많이 다르다.
난 작가 지망생이다.
장르소설, 아니 웹소설도 마찬가지이다.
로판, 판타지, 로맨스, 무협 등 각 장르마다 같은 클리셰여도 다 다르다.
같은 장르, 같은 키워드 속에서도 각자의 개성이 존재한다.
뿌링클은 각 지점끼리 경쟁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지만, 웹소설은 동류끼리 경쟁을 한다.
피 튀기고 살벌하다.
아무리 소재와 키워드가 같더라도 관심도 자체가 다르다.
이러한 시장 속에서 내가 장차 쓸 작품 또한 클리셰 속의 개성이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아마 그 개성을 찾는 것은 뿌링클이 아니라 그걸 만드는 이에게 달려있을 것이다.
나의 개성은 무엇일까?
과연 내 글에서 드러날까?
아니, 애초에 개성이란 무엇일까?
네이버에서 사전적 의미로는 '다른 사람이나 개체와 구별되는 고유의 특성'이라고 한다.
글로 따지면, 문체, 문장, 단어 등..
디테일에서 나오는 듯 하다.
마치 뿌링클치킨에서 튀김의 바삭함, 속살의 부드러움 정도처럼?
신기하다.
같은 치킨 레시피가 만드는 이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것이.
마찬가지로 신기하다.
같은 장르, 같은 소재의 작품에서 각각 다채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동시에 이런 생각을 해본다.
과연 내 개성은 맛있을까?
...모르겠다..
그저 누군가에겐 맛있었으면 좋겠다.
꼭 입맛에 맞으면 좋겠다.
그런데 말이다.
입맛에 맞는다는 건, 정답이 있다는 뜻 아닌가?
그 정답에 맞추려고 하다보면 개성이 희미해지지 않을까?
그래도 다행인 건, 우린 뿌링클 치킨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에겐 뿌링클 치킨처럼 정해진 레시피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적당한 바삭함과 적당히 부드러운 속살을 위해 우리 개성을 희생시키지는 말자.
우리의 개성은 분명 누군가에겐 그 자체로 최고의 맛이 될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것, 속으로 보이는 것 모두 우리의 개성이다.
그러니 스스로의 개성에 더욱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더욱 애정 어린 눈빛으로 개성을 대한다면,
스스로 더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