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해야 할까?

인생의 답안지

by 주택야독

(2024년 11월 17일 '나의 기록'을 다듬어 올린 글입니다.)




어떤 일을 해야할까?



며칠 전, 우리가 만난지 8년이 되는 날이었다.

8주년..


정말 긴 시간동안 우린 연애했다.

어리숙했던 적도 있었고, 성장을 체감하는 순간들도 있었다.

서로 죽일 듯 싸울 때도 있었고, 눈물 흘리며 사랑을 외치던 밤들도 있었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거다.


우리 언제 쯤 결혼할까?

아니, 할 수 있을까?


가장 큰 문제는 직업과 돈벌이다.

안정적인 그것만 있다면 우린 결혼할 수 있다.


그 생각에 요즘 머리가 많이 복잡하다.

무얼해서 먹고 살아야하나..


어차피 노동은 해야하는데, 무슨 일을 할까?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학교를 다시 가는 게 맞을까?

졸업하면 무슨 미래와 비전이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게 글이 맞긴 한가?

도대체 하나님은 내게 어떤 돈벌이를 주시려는 걸까?

혹시 진짜로 평생 택배하라고 하시는 걸까?


막막함과 우울함, 좌절감 따위의 부정적인 감정이 조용한 내 마음에 휘몰아친다.

그로 인해 생기는 상처와 멍..

당장 그것들의 통증보단 나를 두렵게 하는 건 다름 아닌 미래 걱정이다.


내년에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내후년에는?

아니, 5년, 10년 후에도?

30년 후에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그러다 평생 택배기사로 남는다면??


숨이 막힐 것 같이 답답하다.


이것저것 찾아 보았다.

기계공학과 관련된 것이었다.

막막하고 너무나 어려워보였다.

이게 맞나싶고,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공부일지 모르겠다는 감정이 들었다.


그러다 원초적인 질문과 마주한 것이다.

‘내가 뭘 좋아하지? 뭘 잘하지?’


그냥 몇 년째 제자리걸음인거다.

나아진 거, 앞으로 걸어간 게 단 한 발자국도 없는 기분이었다.

챗바퀴를 도는 햄스터가 이런 느낌일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고민과 생각.

1년 전, 2년 전, 3년 전의 '나의 기록'에도 여실히 담겨있었다.

바뀐 것이라곤 연도와 내 나이뿐이었다.


우울했다.

변함없는 내 인생에 너무 낙담했다.

분명 그때는 내 인생이 곧 바뀔거라고..

잠시만 밑바닥에 있다가 분명 위로 수직상승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오늘에서야 알았다.

그건 망상이란걸 말이다.


난 늘 똑같이 행동하고 생각한다.

그러니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

똑같다.

이제까지 같았고, 앞으로도 똑같을 것이다.


너무 비참하고 눈물겨운 인생이지 않은가?

씁쓸하다.

현실이 눈물나게 서럽다.



아직도 모르겠다.

뭘 해서 먹고 살아야 할지, 무엇으로 먹고 살 수 있는지..


남들은 다 잘 먹고 잘 사는 것 같은데.

나만 너무 한심해보인다.

슬프다.

누구라도 붙잡고 묻고싶다.

내가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냐고.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거냐고.

내가 무슨 일에 적성이 있을 것 같냐고.


그래봐야 의미 없다.

날 제일 잘 아는 건 나이기 때문이다.

답은 필시 내 안에 있을 것이다.

그걸 찾자.


진짜 너무 어렵다.

몇 년이 지나도록 모르겠으니까.


어쩌면 용기가 없을지도.

어쩌면 변명은 많고, 인내는 없을지도..


내가 그토록 원하는 그 무엇이 글일지도.. 모른다.

정말 모른다.


참 간사하다, 내 마음.

시도 전부터 실패를 생각하고 안전한 무언가에 기대고 싶어한다.

참 간사하고 비겁하다.

아니, 오만하다.


고작 인간인 내가 뭐라고 감히 그러나..

자신없다.

매사 만사가 자신없다.

걱정은 태산이고 희망은 절망이 되는 요즘이다.


무엇이 필요할까?

책? 누군가의 위로? 술? 여행?


…어쩌면 기도?

그냥 막연히 기도가 마음 속에서 첨벙하고 떠올랐다.


어째야 할까…


기도해보며 자야겠다.

내 인생의 답안지를 얼른 작성하고 싶다.


어떤 일을 해야할지 모르겠다.png (이미지 출처: ChatGPT 이미지 생성)


+(2026년 1월)

이제보니 인생의 답안지는 작성 완료가 없는 듯하다.

계속 쓰고 수정하고, 쓰고 수정한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주변 어른들의 삶을 봐도, 친구들의 삶을 봐도 그렇다.


그러니 너무 낙담하지 말자.


도전이든 실패든 실망이든 무엇이든,

일단 해보고 잔뜩 당해보고 느껴보자.


그러다보면 나만의 정답을 찾았다 깨닫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인디밴드 중식이의 '마 아직 기다리라'라는 노래다.


마 아직 기다리라.png (이미지 출처: Youtube 중식이)


https://www.youtube.com/watch?v=vcVf5CMIckQ


노래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실패의 양은 정해져 있다. 빨리 실패를 다 써버려라
노력이 부족했다고 자책하지도 마라
노력은 충분했다. 앵간히 부지런했고..
너는 다만 실패할 용기가 없었을 뿐이야.


중식이의 가사가 말해주듯,

실패가 두려워 답안지 작성을 망설여서는 안된다.

그러니 뭐든 일단 작성하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그대들에게도 묻고 싶다.

여러분 인생의 답안지는 무엇인지.


궁금하고 듣고 싶다.

궁금하니 읽어봐야겠다.


아무래도 오늘 밤은 또 다른 누군가의 브런치를 읽다가 눈을 감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