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독후감
처음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의 책 제목과 작가를 보고, 만약 제목만 봤다면 내가 평소에 과연 선택했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제목의 책이었다. 시인으로만 생각했던 류시화 작가님의 산문집이라, 산문집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내가 생각한 인생은 무엇이고, 어떻게 아니었을까’를 생각하며 잘 읽힐지 걱정 반, 호기심 반의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책 제목을 생각해보니, 책 내용 이야기 속 제주에서 마주한 독자가 작가님께 생각 속의 시인이 아니라는 것, 자신이 기대한 명상 센터가 아니라고 할 때 자유영혼임을 느꼈다고 한다. 타인의 예측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라면 생생하게 살아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더더욱 상상밖의 인물이면 좋겠다고 한 말이 떠올랐다. 어쩌면 이 책도 그런 생각이 들게 하도록, 책 제목도 예상대로 흐르는 것이 아닌 생각 밖의 내용이길 바라며이 책을 써 내려가지 않았을까.
나도 같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처음 보는 타인들이 'SNS 속 생각한 이미지와는 다른 느낌이네요’ 라며 그들의 상상 속의 나와 실제의 나와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느낀 적이 있었는데, 예전에 그들의 상상 속의 사람과 동일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해서, 그에 걸맞은 이상적인 사람이 되고자 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상적인 사람이란 무엇일까. 사람마다 상상 속의 인물은 다를뿐더러, 내가 상상하는 인물조차 그들과 다를 것인데,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 인물에 내가 맞춰져야 할 필요가 없다는 걸 느끼고, 그때 자유를 느꼈다. 있는 그대로 나를 보여주자. SNS와 현실 속의 나에 대해 둘 다 경험한 뒤에도 여전히 나와 관계를 이어가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으니, 판단은 타인의 몫인 걸로. 나는 나대로 살아가면 된다라고 생각하며 사람들을 마주 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예측 가능한 인물이 되기보다, 상상밖의 인물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깨달았다. 나의 상상대로만 현실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건 오만이 아닐까. 삶은 발견하는 것이고 상상 속 자신의 틀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을 발견할 수 있는 인생이라는 것.
이 책 또한 내가 생각한 내용이 아닌, 생각 이상으로 더 많은 것을 얻게 된 것처럼. 책을 차츰 읽어가면서 하이라이트가 늘어갈수록 이 책이 선정되어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너무 감사했다. 이 기회로 읽지 않았다면, 이 책을 만나지 못했을 텐데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이 경험한 이야기들 속에서 마주한 삶의 지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불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쓰지 않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더 현재를 잘 보낼 수 있는지 말해준다. 그래서인지 허투루 넘길 부분이 없었다. 내가 생각해오던 가치관과 삶에 대한 태도들, 방향성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좀 더 어린 나이에 읽었더라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나이가 들면서 변화해 온 나의 생각들이 이 책 내용에 많이 담겨있었다.
함께하는 여행이 짧으니 사소한 일에 화를 내거나 언쟁할 필요가 없다는 부분의 이야기를 보면서, 어릴 때는 꽤나 감정적인 행동들로 타인과의 관계를 불편하게 했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순간의 감정적인 행동들로 현재를 망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되었고, ’ 나는 이곳에 잠시 여행 온 것이다. 나는 곧 떠날 것이다’라는 표현처럼 늘 같이 할 시간이 영원하지 않아.라는 생각을 하면서 관계를 지속하기 시작하니, 불필요한 감정 소모가 사라지고 현재의 관계에 집중하게 되었다. 타국에 살다 보니 잠깐 스쳐가는 인연들, 이별이 잦다 보니 만나는 순간에 집중하고, 그 순간이 서로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길 바라는 일이 점점 늘었다. 우리는 현재를 즐기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니까-
책 속에서 본 명언 중 남겨두고 싶었던 건
* 꽃을 보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어디에서나 꽃이 보인다.
- 화가 <앙리 마티스>의 명언
* 평생 삶의 결정적인 순간을 찍으려 발버둥 쳤으만, 삶의 모든 순간이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 사진작가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위의 명언과 책에서 느껴지는건 우리가 놓치고 있는 현실이나 소중한 순간과 시간들이니 생각과 상상 속에 갇히기보다, 현재의 삶에서 기대하지 않은, 상상밖의 일들을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상상 밖에서 만나는 일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삶의 자세를 알려주는 듯 했다. 나에게 '스스로의 틀에 갇히지 말고, 상상 밖의 일들을 부딪히고 경험하며 하루하루 삶을 더 충만히 느끼며 살아가길 바란다.' 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