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인 아이가 진단평가를 보는 날이었다. 아이는 며칠간 작년에 사용했던 자습서를 꺼내서 공부를 했다. 진단평가를 국어, 영어, 수학 3과목을 본다고 해서 나와 함께 국어를 공부하고 영, 수는 아이가 혼자서 공부했다. 오늘 시험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아이는 마음이 홀가분해 보였다. 학교에서 앞으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한다고 아이는 컴퓨터에 접속해서 선생님과 오디오 시스템이 잘 되는지 확인을 하였다. 나는 조용히 옆에서 구경을 하면서 SF 영화에서나 보던 미래의 모습을 지금 보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내가 공부했던 학창 시절의 이야기는 어쩌면 아이에게 삼국시대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아이의 나이인 중학생 때는 집에 전화기가 거실에 한대 있었고 친구들 집 전화번호를 서로 외우고 있었다. 친구 집에 전화를 걸어서 "안녕하세요? 저는 00의 친구 프라하의 별이에요, 00와 전화 통화할 수 있을까요?"라고 말을 해서 친구와 말을 하고 약속을 잡고 친구를 만나곤 했다. 약속 장소에 친구가 늦게까지 안 오면 공중전화로 가서 친구 집에 전화를 걸어 친구가 몇 시쯤 외출했는지 확인을 하고 다시 그 장소에서 기다리다가 늦게 얼굴을 내미는 친구를 보고 반가움과 원망이 섞인 목소리를 내면 친구는 "오늘은 내가 햄버거 살게!"라면서 나를 달래곤 했다. 대학 다닐 때도 집으로 친구이지만 성별은 남자인 아이에게 전화가 오면 가족들이 누구냐며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내가 친구 사이라고 해명을 해도 온 가족이 안 듣는 척하면서 나의 전화 통화를 엿듣는 것 같았다. 사생활이 잘 없던 그 시절이지만 가끔 그리운 시절이기도 하다. 드라마 "도깨비"를 책으로 읽고 싶어 져서 어제 주문을 했는데 한 권만 왔다. 아이 책과 함께 도깨비 1,2 권을 함께 주문했건만 아이 책은 다 오고 내 책만 한 권이 와서 속상했다. 도깨비 2권은 따로 발송해서 온다고 한다. 내일이라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주는 도깨비 책을 읽으면서 보내려고 한다.
나는 드라마로 보는 것도 좋지만 그 드라마를 소설로 한 책이나 드라마 대본을 좋아한다. 글을 읽으면서 상상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책이 더 맞는 것 같다. 행복이 뭐 별건가? 좋아하는 책과 커피 한잔 그리고 그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나에게 있다면 그 순간이 행복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