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라하의 별 Apr 10. 2021

베란다 허브 농사 시작

모종 옮겨심기와 흙 고르기

바질모종이 도착했을때 몸살이 날까봐서 심지 못하고 물만 주고 며칠 두었다 /  며칠후 하얀색 화분에 옮겨 심은 바질 모종
초콜릿색 화분에 옮겨 심은 바질 모종


열흘 전쯤에 바질 모종이 와서 며칠 동안 물만 주고 있다가 하얀 화분과 베란다에 초콜릿색 화분에 우선 옮겨 심어 놓았다. 어린 바질이라서 뿌리가 엉겨있는데 떼어내면 다칠 것 같아서 조금 더 키워서 살살 분리하기 위해서이다.



하얀색 화분은 거실에서 두고 키우고 있다. 이케아의 동그란 의자는 테이블도 되었다가 의자도 되었다가 다양하게 용도가 변하는 가구이다. 나는 그 이케아 동그란 의자에 하얀색 화분을 올려두고 햇살이 들어오는 쪽으로 옮겨가면서 애지중지 키우고 있다.



베란다의 초콜릿색 화분은 옮겨 다니기에는 크기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한 곳에 두고 키우지만 베란다에서 가장 햇살이 잘 들어오는 곳에 두고 환기를 시켜주면서 키운다. 나는 전업 농부는 아니고 어설픈 베란다 농부이지만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바질이 어느정도 커서 화분 두곳에 나누어 심었다.


초콜릿색 화분에 바질을 심어 두었던 것이 어느 정도 커서 위에 오른쪽에 베이지색 화분에 나누어 심었다. 바질의 성장 속도가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크고 있다. 바질이 작았을 때는 화분이 남아도는 느낌이었는데 바질이 크고 나니까 화분 두 곳에 나누어 심어도 꽉 차는 느낌이 든다.



바질 샐러드와 간단하게 차려낸 브런치


나의 가족은 바질을 즐겨서 먹는다. 샐러드에도 넣어서 먹고 스파게티와 채소 볶음에도 넣어서 먹는다. 바질은 차로 마셔도 좋다고 하는데 나의 가족에게는 그냥 따서 먹기도 바쁜 허브가 바질인 것 같다.



로즈메리


바질 옆에 살짝 보이는 로즈메리는 나와 오랜 세월을 함께 한 아이이다. 천 원짜리 모종 하나를 사서 키가 60센티 정도로 잘 컸다. 더욱이 로즈메리를 물꽃이 해서 뿌리가 나오게 키운 다음에 다른 화분에 옮겨 심어서 키운 아이도 키가 50센티 정도 된다. 나의 베란다 정원을 로즈메리 나무 2개가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



바질 샐러드와 돼지고기 목살구이


로즈메리는 생선과 스테이크 요리를 할 때 주로 사용을 한다. 그리고 햇살 좋은 아침에 로즈메리 몇 개를 따다가 차로 우려내어 마셔도 기분이 한결 상쾌해지고 좋다


(좌)작년에 무성하게 자란 애플민트 사진, (우) 애플민트 심기전에 흙 고르기 과정


지난주에 애플민트와 다른 허브류를 구입해야 했었는데 모종을 고르다가 결제를 못해서 왼쪽 사진처럼 흙 고르기로만 해 두었다. 오른쪽 애플민트 사진은 작년 사진이다. 올해도 모종을 받아서 풍성하게 키우고 싶다.



흙 고르기를 하면서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손에 닿는 흙의 느낌이 봄 햇살과 어우러져서 콧노래를 흥얼거리게 한다. 조금 단단해진 흙은 잘게 부서 주고 영양토를 섞어서 물을 뿌리고 호미로 잘 흙을 다져주었다.



다른 허브류도 심기 전에 영양토를 넣어주고 흙 고르기 하는 과정을 겪었다. 허브 농사의 가장 기초가 되는 작업이다. 보기에는 별거 아닌 일이지만 일 년 허브 농사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초가 되는 흙에 영양분이 골고루 있어야 하고 단단해진 흙은 잘게 부수어서 허브가 자랄 때 공기가 잘 통하도록 해 주어야 한다. 뿌리가 편안하게 내릴 수 있게 도와주는 작업이다.



나는 이런 과정을 하면서 문득 "내가 꿈꾸는 일에도 이런 영양분을 넣어주고 뿌리를 잘 내리게 하는 흙 고르기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일을 하기 전에 준비과정은 반드시 필요하고 조금은 지루해 보이지만 그 과정을 제대로 해야 성공적으로 그 결말에 도달하게 되지 않을까.



열흘 동안 무성하게 잘 자란 바질


열흘 전에 옮겨 심어두었던 바질 모종이다. 하얀색 화분은 이케아 동그란 의자에 두고 햇살이 비치는 곳에 따라다니면서 쬐게 해 준다. 나의 집 거실은 햇살이 골고루 잘 들어오지만 내 마음에 햇살이 더 잘 들어오는 곳으로 수시로 옮겨 주고 있다. 그런 작은 정성이 바질을 무성하게 자라게 해 주었다.



작은 마당이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나만의 미니멀 라이프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