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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May 28. 2021

비 온 뒤에 비치는 선물 같은 햇살


늦잠을 잔 나는 조금은 느린 아침을 맞이하였다. 거실로 나오니 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고 해를 가린 구름과 빗줄기는 세상을 흑백사진처럼 보이게 하였다. 나는 거실에서 내다보면서 밖의 풍경을 조용히 감상하였다. 신랑이 출근하기 전에 나를 위해 원두를 갈아서 에스프레소로 내려준 커피를 마시면서 천천히 아침의 시간을 즐겼다.


© marmaxphotography, 출처 pixabay                                


문득 나의 청춘시절 독일에서의 아침이 생각났다. 내가 있었던 독일의 작은 도시는 아침마다 비가 내렸다. 그때 나는 새벽 6시쯤 일어나서 학교 갈 준비를 하고 7시가 되기 전에 거리로 나오면 비가 늘 부슬부슬 내리고 스산한 느낌이 들어서 마음까지도 허전하고 추운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낮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비는 그치고 운이 좋으면 햇살도 볼 수 있었다. 보통은 구름이 햇살을 가려서 흐릿한 날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독일 사람들은 해가 쨍쨍하게 비추면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잔디밭에 벌러덩 드러누워서 햇살을 즐기곤 한다. 나는 처음에 '저 사람들은 왜 그러나'라고 생각했는데 오랜 기간 햇살을 못 본 나도 해를 보게 되는 날은 잔디밭에서 그들처럼 햇살을 마냥 즐기게 되었다.



© TimHillphotography, 출처 pixabay


이른 아침에는 비가 내리면서 낮에는 비가 그치고 또 운이 좋으면 햇살도 볼 수 있는 독일 날씨가 오늘 내가 하루 종일 거실에서 본 날씨와 닮았다. 오늘은 이른 아침에 비가 내리고 낮에는 햇살이 거실까지 들어와서 상쾌하고 행복한 마음이 들었다.


문득 나는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길도 이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도치 않게 비가 내려 마음이 힘들 때도 있지만  선물처럼 햇살이 비치는 그런 날도 오게 마련이다.
그것을 행운이라고도 부르고 노력의 성과라고도 한다.


나는 그 단어의 의미보다 삶에서 볕이 드는 그 따스하고 마음 푸근한 그런 행복한 날이, 비 온 다음 햇살이 비치는 것처럼 반드시 온다는 기대감이 더 좋은 것 같다.


신은 공평하여서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

삶을 살아갈 때에

누구에게나

환한 햇살이 비치는 그런 행복한 날이

반드시 오게 되지 않을까.






top이미지 출처

© PublicDomainPicturesphotography,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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