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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Aug 24. 2021

비 내리는 날 어떤 그리움

창밖에 비가 내리고 있다. 계절이 바뀔 때는 많은 비가 내린다. 아마도 곧 가을이 오려나보다.


나는 눈이 부시게 화창한 날도 좋아하지만 비 내리는 날도 좋아한다. 비 내리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왠지 나는 청춘시절에 내리는 비가 좋아서 우산을 가지고 있어도 그냥 비를 맞고 다녔던 내 모습도 기억이 나서 미소를 짓게 된다.



나에게 어떤 음악 연주보다도 아름답게만 느껴졌던 비 내리는 소리는 청춘시절의 나를 빗속으로 들어가게 만들었다. 이렇게 행동하는 나에게 감기 들것을 걱정하며 친구가 말렸지만 호기심이 많고 감성적이며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에 옮기는 나를 친구가 당해낼 방법은 별로 없었다.


© xusenruphotography, 출처 pixabay

빗속을 우산 없이 걸으면 내 몸에 빗방울이 스며드는 느낌이 좋았다. 속눈썹에 빗방울이 닿으면 내가 보는 풍경들이 약간의 블러 처리가 된 듯이 보여서 재미있고 같은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점이 좋았다. 나는 동일한 사물을 다양한 시선으로 보는 것을 좋아한다. 같은 그림도 정면에서 볼 때와 옆에서 볼 때 또는 앉아서 볼 때 그 느낌이 다르다. 어쩌면 나는 세상의 모든 풍경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비 내리는 날 비와 함께 즐기고 나면 지독한 감기에 걸려서 일주일씩 아프곤 했다. 가족은 내가 우산을 준비해 가지 않아서 비를 맞고 아픈 줄 알았지만 내 친구는 나의 본모습을 알기에 나를 걱정하는 소리를 많이 하였던 기억이 난다.



청춘시절에만 할 수 있었던, 후일의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행복감을 가졌던 청춘의 시간이다.

그렇게 비와 함께 추억 하나를 떠올려 본다.


© Pexelsphotography, 출처 pixabay

비 내리는 날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밖을 내다보고 있으면 마냥 생각에 잠기기 좋다.


비 내리는 소리와 카페 안의 음악이 아름 담게 조율이 되고 비 내리는 거리를 우산을 쓰고 분주히 걸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디로 급하게 가는지 궁금해진다.


나는 나에게 보이는 그들의 이야기에 나의 상상력을 붙여서 공상하는 것을 좋아한다. 카페 안의 유리창문에 맺힌 빗방울이 또르르 흘러내리는 모양도 나에게는 즐거운 관찰의 대상이 되곤 한다.



비 내리는 풍경은 동일한데


나는 다른 방법으로 즐기고 있다


비 내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내 청춘시절의 추억을 소환해 본다


그 시절로 돌아간 나의 마음이 설레는 이유는


어쩌면 꿈이 많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많았던


청춘시절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지 않을까


그 그리움을 마음에 담아


나는 다시 심장이 두근거리는 꿈을 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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