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라하의 별 Sep 04. 2021

아이와 간식시간

집에서 구운 빵

신랑이 출근한 일요일이다. 아이와 나는 둘이 있었고 아이는 기말고사가 얼마 남지 않아서 열심히 공부를 하였다.

나는 아이의 국어와 암기과목 공부를 도와주고 아이가 수학 공부를 할 때 나에게 자유 시간이 주어져서 글을 다.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들은 눈을 아직도 머금고 있었고 여전히 새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나와 아이에게 인사를 하였다. 풍경은 평화로운데 밖으로 다닐 수 없는 "코로나 시대"라서 마음이 조금은 우울하였고 아이는 기말고사로 인해 우울할 새가 없이 바빠 보였다.


점심을 먹고 나서 시간이 조금 흘렀을 때 아이가 달걀이 듬뿍 들어간 빵이 먹고 싶다고 해서 오늘도 빵을 구웠다. 며칠간 아이가 먹을 빵도 필요해서 조금 넉넉하게 구웠다.


달걀을 평소보다 2배 이상으로 넣어서 고소하게 구워내었다.

평소에 넣는 달걀보다 두 배 이상을 넣어서 카스텔라 맛이 나도록 구웠다. 고소한 맛이 나서인지 아이가 이 빵도 좋아한다.


레몬청도 듬뿍 넣어서 향긋한 맛이 나도록 하였다. 시험공부하느라 지친 아이가 이 빵을 먹고 기분이 나아지기를 바라면서 만들었다.


레시피는 "내 맘대로 빵 굽기"이다.

재료

박력분 100g

베이킹파우더 반 스푼

달걀 5개(기본은 달걀 5개이지만 나는 5개를 더 넣어서 10개로 만들었다. 보통은 달걀 5개로 거품을 만듭니다.)

레몬청, 아몬드, 건포도, 버터 조금


먼저 달걀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서 흰자만 거품을 내준다.


흰자 거품이 단단한 상태가 되면 노른자와 녹인 버터를 넣고 잘 섞어준다.


밀가루에 베이킹파우더를 넣고 섞은 다음에 거품 반죽이 있는 곳에 채를 쳐서 내려준다.


밀가루를 거품 반죽에 선을 긋는 모양으로 섞어주고 난 후

레몬청을 넣고 다시 섞어준다.


반죽이 잘 섞이면 마지막에 아몬드, 건포도를 넣어준다.


반죽을 부어준 후 예열된 오븐에서 180도에서 30분간 구워낸다.

(반죽 담는 스테인리스 반죽 틀이 좀 오래되어 새로 사야 하는데 기름칠하고 유산지 깔아서 사용 중입니다.)


기존에 "내 맘대로 빵 굽기"와 동일하고 달걀만 두 배 이상으로 들어간 것이 다르다.



청춘시절에 내가 독일에서 공부할 때 주방을 공용으로 사용하던 기숙사에서 친구들에게 배운 이 빵 굽기는 살면서 나에게 가장 유용한 기술이 되었다.


유럽 곳곳에서 온 친구들은 냉장고 안에 있는 재료로 만들어 내는 그들만의 가정식인 빵 굽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아몬드나 건포도가 없으면 말린 과일이나 호두 또는 땅콩을 넣어도 된다.


별다른 재료 없이 집에 있는 것으로만 구워내도 갓 구워 내서인지 맛이 좋고 아이는 빵 구울 때 나는 빵 냄새와 오븐의 열기로 집안이 데워지는 느낌을 좋아해서 갑자기 빵을 구워달라고 할 때가 종종 있다.


특히 이런 겨울에는 며칠 간격으로 빵을 구워낸다. 빵을 반죽하는 시간이 15분 정도이고 구워내는 시간이 30분이어서 총 45분 정도면 갖구워진 빵을 맛볼 수 있다.


아이와 나의 간식 시간

빵이 다 구워지고 나는 식탁에 간식을 차려내었다. 아이가 크리스마스 음악을 틀었고 우리는 잠깐의 휴식을 즐겼다.

달걀이 듬뿍 들어간 빵은 촉촉하고 고소했다. 부드러운 느낌의 빵을 먹으면서 아이는 즐거워했다.


나는 향긋한 레몬향이 나는 빵과 커피를 마셨고 아이는 따뜻한 우유와 함께 빵을 먹었다.



집에서 구워내는 빵에는 아이에게 어떤 이야기가 남는 것 같다.

"어떤 날에는 엄마가 어떤 종류의 빵을 구워냈으며"라고 말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나와의 간식시간을 즐기면서 공부의 힘듦을 잠시 풀어내었다. 아이가 불안해하는 마음을 나는 위로하고 다독여 주었다.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결과는 마음에 두지 말라고 말을 해 주었다.



간소한 삶을 추구하면서 나는 "최소한의 소비"를 생각하게 되었다. 돈을 들이지 않고 행복을 누리는 방법도 다양하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삶에서 목표가 있다는 것은 현재의 삶에 어떤 힘을 가지게 하는 것 같다.


내가 정한 "소비의 적정선"이 불편함을 주더라도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하게 하는 힘을 가지게 하는 것 같다.


살림의 규모에 맞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소비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나는 가계부를 작성하고 한 달 소비금액을 정해 살아보면서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조금씩 내가 정한 "소비의 적정선"에 맞추어 살게 되었다.


며칠 동안 아이가 간식으로 먹을 빵

집에서 빵을 구워 아이와 간식으로 맛있게 먹고 아이가 며칠간 먹을 빵을 따로 유리용기에 담아 놓았다.


내가 정한 최소한의 소비로 생활하는 지금 되도록이면 집에 있는 식재료로 집밥과 간식을 만들어서 먹는다.


내가 움직여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렇게 하면서 식비를 많이 줄일 수 있고 건강한 음식을 가족들이 먹을 수 있어서 나는 이 불편함이 싫지 않다.



"최소한의 소비"로 생활하고 있지만


우리 집의 행복지수는 "최대한의 행복"이라고 생각이 든다.





         

epilogue.


이 글은 2020년 12월 20일, 아이가 중학교 2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준비할 때 쓴 글입니다.

그래서 글의 배경이 눈이 내린 겨울입니다.


거실 창문을 열었는데 꽤 선선한 바람이 들어오고 지금은 중학교 3학년인 아이가 2학기 중간고사를 준비하고 있어서 작년에 아이가 기말고사 준비를 하면서 있었던 일이 문득 생각나서 글을 올립니다.


중학생 그리고 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께서 지금 중간고사를 준비하는 아이를 도와주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녀분들이 시험에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드립니다. 힘내세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