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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Sep 26. 2021

아이의 마음에 남아 있기를

© StockSnapphotography, 출처 pixabay

거실 창문을 열어놓고 선선하게 들어오는 바람결을 나와 아이는 즐기고 있다. 다음 주에 중간고사가 있는 아이는 추석 연휴 내내 공부를 하느라 바빴다. 다른 과목 공부를 대부분 마친 아이는 어렵게 출제되는 수학시험이 걱정되어서 내 옆에서 수학 문제를 풀고 있다. 아이 학교의 수학시험은 심화 문제가 많이 출제가 되어서 준비하기가 까다롭다.



내 아이는 수학 과목을 좋아하고 평소에도 심화 문제 푸는 것을 좋아하지만 아무래도 1학기 때 서술형 문제에서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고 식을 생략해 버려서 부분 차감 받았던 기억으로 인해 이번 수학시험 준비에는 더 신중을 기하고 있다. 하지만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는 다른 과목을 공부할 때보다 수학 공부를 할 때는 쉬는 마음이 든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면서 아이는 수학 문제를 풀면서 가을바람을 느끼며 즐기고 있다.



중학생인 아이는 마지막 중간고사 준비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 1학기 때만 해도 아이는 사춘기의 파도를 겪어 내느라 힘들었는데 이제 고등학생이 되는 것이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사춘기를 어느 정도 지나와서인지 이번 시험 준비에는 진심을 다하고 있다.



아이는 휴식 시간을 주어도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쉬지를 않고 줄곧 공부를 한다. 요즘 아이의 유일한 즐거움은 요리를 잘하는 아빠 음식을 먹는 것이다. 내 신랑은 아이를 위해 아이가 좋아하는 요리를 해서 김치냉장고에 보관을 해 놓는다. 나는 신랑이 미리 만들어 놓은 요리를 데워서 식사를 준비하고 아이는 맛있게 먹으면서 잠시 "쉼"을 갖는다. 아빠의 사랑과 정성이 들어간 요리는 아이의 마음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 주는 것 같다.



작년에 코로나가 발생하고 내 아이는 영어학원 다니는 것을 그만두고 집에서 공부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와 아이는 중학교 2학년과 3학년 과정을 집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수학과 물리 과목은 아이 아빠가 주말에 도와주고  나머지 과목은 내가 아이의 공부를 도와준다. 엄마와 아빠에게 도움을 받지만 아이는 자신이 세운 공부 계획표대로 대부분의 시간을 채워가고 있다.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내 아이도 내신을 준비해 주는 학원에 다녔을 텐데 코로나는 나와 아이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나는 처음에는 겁을 많이 먹고 "과연 집에서 나와 신랑이 아이의 공부를 도와주는 것이 효과가 있을까"라고 걱정하였다. 아무래도 고등학교 입시에 반영이 되는 중학교 2학년과 3학년의 시험은 부담이 되었다.



아이와 함께 공부를 하면서 나와 신랑은 아이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 아이가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또는 아이가 어느 부분을 잘하는지 나와 신랑은 파악할 수 있었고 아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아이는 학원을 다니지 않고 공부를 하면서 엄마, 아빠의 도움은 받았지만 본인이 공부 계획표를 세워 보고 실천해 보면서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을 지나왔다. 그리고 과목별로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자신에게 맞는지 엄마 아빠와 공부해 보면서 알게 되었다. 중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된 나와 신랑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아이와 함께 의논하면서 풀어나갔다. 그렇게 아이와 나 그리고 신랑은 어떤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팀원처럼 함께 준비하고 공부하면서 "전우애"비슷한 것도 생겼다.



나는 아이가 삶의 여정에서 길을 잃었을 때 혼자 목적지를 찾으려고 애쓰지 말고 지금 나와 신랑이 아이와 함께 공부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가듯이 우리와 함께 그 목적지를 찾으면 좋겠다.


© SSiddephotography, 출처 pixabay                                          

삶의 여정은 여행과 닮아있다. 청춘시절의 나는 독일에서 공부할 때 혼자 여행을 잘 떠났다.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라 나에게는 작은 여행책자와 지도한 장이 전부였다. 그렇게 혼자 떠난 여행에서 목적지까지 가는 도중에 길을 잃었을 때 주변 사람에게 길을 묻는 편이 문제를 가장 빨리 해결할 수 있었다.



나는 아이가 자신의 삶의 여정에서


한 번씩 의도하지 않게 길을 잃었을 때


그 막다른 골목에서 혼자 힘들어하지 말고


엄마, 아빠에게 길을 물어 주면 좋겠다



공부할 때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우리 셋이 문제 해결을 위해


서로 격려하면서 문제를 풀어 나갔듯이



삶의 여정에서도 혼자가 아니라


항상 엄마, 아빠가 함께한다는 것을


아이의 마음에 남아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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