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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Oct 23. 2021

행복이 뭐 별건가

© Asad Photo Maldivesphotography, 출처 pexels

늦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주방에서 열심히 도깨비방망이로 가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신랑이 쉬는 주말이라서 내 마음이 한결 여유롭다. 나는 열심히 요리를 해도 맛이 나지 않는데 내 신랑은 쉽게 요리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항상 맛이 좋다. 내 생각에는 음악과 미술처럼 요리도 타고나는 재능이 반드시 필요한 것 같다.



거실로 나와보니 아이는 거실 중앙 식탁 옆에 있는 책상에 앉아서 열심히 수학 공부를 하고 있었다. 내 아이는 수학과 물리를 좋아한다. 내가 학창 시절에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과목이 수학과 물리인데 아이가 그 두 과목을 좋아하는 것이 정말 신기하다. 신랑이 지금까지도 수학과 물리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내 아이는 내적인 모습은 아빠를 닮은 것 같다. 외적인 모습은 나를 많이 닮아서 청춘시절의 내 사진을 보면 지금의 나보다 내 아이가 내 사진과 더 닮아서 깜짝 놀랄 때도 있다.


감자를 갈아서 만든 감자전

아이가 감자전이 먹고 싶다고 이야기를 해서 신랑이 열심히 감자전을 만들고 있었다. 나와 내 가족은 쉬는 날에는 하루에 두 끼만 먹는다. 세 끼를 먹으면 소화가 잘되지 않아서 브런치와 저녁으로 챙겨서 먹는다. 오늘의 브런치 메뉴는 감자전인 것이다. 나는 과일을 깎고 물을 끓여서 사바티를 우려내었다.


작년 1월 초에 코타키나발루에서 구입해 온 사바티                                      

사바티는 코타키나발루의 특산품이다. 나와 내 가족은 코타키나발루에 겨울마다 여행을 다녀온 지 3년째가 되었다. 세 번을 한 곳으로 여행을 다녀왔고 앞으로도 겨울마다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작년 1월 초가 나와 내 가족의 코타키나발루 여행의 마지막이었다. 작년 1월 초에 코타키나발루에 있었던 추억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 Artem Beliakinphotography, 출처 pexels

아이는 우려진 사바티를 마시면서 코타키나발루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여행지에서 먹었던 음식은 신기하게도 후일 다시 먹을 때 여행지를 떠오르게 한다. 그 맛과 향이 아마도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가 되는듯하다.



나는 일상에서는 미니멀 라이프와 간소한 삶을 추구하면서 많이 절약을 한다. 하지만 목적별로 적금을 개설할 때 여행적금도 개설해서 1년, 3년, 5년 후에 떠날 여행을 위해 적금에 꾸준히 납입을 한다. 지금 중학생인 아이가 12살에 다녀왔던 시드니 여행과 아이가 13살 오월에 다녀왔던 런던과 프라하 여행도 3년과 5년 동안 꾸준히 돈을 모아서 만기 된 여행적금으로 부담 없이 다녀온 것이다. 1년 동안 여행적금에 납입하면서 준비하는 여행은 코타키나발루 여행이다. 자유여행으로 호텔과 비행기를 직접 예약을 해서인지 아무래도 유럽보다는 경비가 적게 든다.



일상에서의 절약이 힘들지 않고 즐거운 이유는 미래의 행복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나와 가족은 여행을 좋아하고 가족과 온전히 시간을 보내고 오는 그 시간을 행복해한다. 늘 퇴근이 늦고 주말에도 이틀을 다 쉬지 못하고 출근을 하는 내 신랑이 유일하게 쉼을 가질 수 있는 휴가를 위해 나는 최소한의 소비를 하면서 여행적금에 납입을 한다. 그 행복한 시간에 대한 기대감은 일상의 삶도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코타키나발루는 아이에게도 나와 신랑에게도 행복한 추억이 많은 곳이다. 유럽과 시드니 여행도 물론 좋은 추억이 많았지만 쉬엄쉬엄 다녀도 많이 걸어 다녀서 인지 저녁에는 피곤한 느낌이 있었는데 코타키나발루에서는 호텔 안에서 호캉스를 즐기며 태평양 바다를 눈과 마음에 담고 느린 시간을 즐기고 와서인지 그 여행 자체가 "쉼"이었다. 처음에 코타키나발루에 갔을 때는 낯설어서 긴장을 하였지만 그것은 단 몇 시간에 불과했고 금방 그곳의 분위기에 적응을 하였다.



나는 신랑이 퇴직을 하고 자유로운 시간이 생기면 일 년 중 겨울 3달은 코타키나발루에서 살다가 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그곳은 나와 신랑이 행복감을 가장 많이 느끼는 곳이기 때문이다.


신랑은 골프를 좋아하는데 한국에서는 필드에 나가면 돈이 많이 들어서 한 번도 필드에 나간 적이 없다. 하지만 코타키나발루에서는 혼자 필드에 나가도 부담이 없다.


겨울 휴가를 그곳에서 보내면서 신랑은 좋아하는 골프를 마음껏 즐겼고 나와 아이는 바다가 보이는 호텔 카페에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냈다. 그런 시간들이 나와 내 가족에게는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 fietzfotosphotography, 출처 pixabay                                          

노후의 삶에 "여행"을 반드시 넣고 싶은 나는 생활비에서 여행경비를 마련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고민 중이다. 월세를 받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그 돈을 모아서 여행을 떠나던지 아니면 주식의 배당금을 모아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상 중이다. 모아놓은 돈으로 여행을 다니면 원금은 결국 사라지게 되므로 어떤 곳에 투자를 하고 그것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모아서 여행을 떠나야만 하는 것이다.



지금은 신랑의 급여가 매달 들어오기에 목적별로 적금을 개설할 때 여행적금을 따로 만들어놓고 그것이 만기가 되면 부담 없이 여행을 다녀왔지만 노후에는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나는 노후의 삶에서도 마음이 행복할 수 있는 여행을 다니고 싶다. 나와 신랑이 건강하다는 전제조건하에 움직일 수 있을 때 여행을 떠나고 싶다.


감자전과 과일, 빵 그리고 사바티로 브런치

신랑이 아침부터 고생해서 만들어 준 감자전이 맛이 좋았다. 가족이 모여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기분 좋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웃는 지금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행복이 뭐 별건가


현재의 시간에


가족이 얼굴을 보면서 웃을 수 있으면


행복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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