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니멀 라이프를 생활에 적용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집안일을 단순하게 함으로써 나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많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 시간은 나에게 "쉼"을 가져다주었고 육체적으로 힘이 덜 들게 된 나는 마음도 편안해졌다.
내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야 다른 사람에게 행복한 말을 해 줄 수 있는 것 같다. 나 자신이 행복감으로 가득 차 흘러넘쳐야 그 행복감이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전해질 수 있지 않을까.
내 아이도 사춘기를 그냥 지나쳐 갈 수는 없었는지 늘 밝고 명랑하던 아이가 투정을 부리면서 토라질 때가 많다. 아이의 그런 마음을 달래주려면 내 마음이 여유가 있어야 받아 줄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내가 잘 못하는 부분은 빠르게 인정한다. 나는 요리를 잘 못한다. 잘 못하는 요리에 최선을 다해서 반찬을 많이 만들려고 노력한 적이 있었는데 주방에서 몇 시간을 서서 노력을 기울여도 맛도 좋지 않고 대부분 실패해서 버리게 되었다. 나는 요리에는 재능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반찬가게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 :)
지금은 요리에 재미를 낸 신랑 덕분에 반찬 걱정을 많이 덜었다. 신랑이 주말에 반찬을 만들면 나와 아이는 행복하게 주중에 맛있게 먹는다. 나는 주말에 신랑이 반찬을 만들어 놓아서 평일에 주방에 짧게 머물게 되었다. 퇴근이 늦는 신랑은 평일 저녁을 집에서 먹지 않아서 아이와 나 둘이서만 저녁을 먹게 된다. 신랑이 만들어 놓은 반찬에 나는 달걀찜이나 국을 간단하게 만들어서 아이와 함께 먹는다. 맛있는 아빠요리와 간단한 엄마 요리를 아이는 맛있게 잘 먹는다.
나는 요리를 잘 못하지만 정리하는 것은 좋아한다. 정리 정돈을 하면 마음이 개운하다. 미니멀 라이프를 생활에 적용하면서 물건이 자기 자리가 정해져 있어서 많은 힘을 들이지 않아도 깔끔한 집안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정리가 잘 되어 있는 집안의 풍경은 내 마음을 즐겁게 한다.
내가 잘하지 못하는 것은 전문가 또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고 내가 잘하는 것을 선택적으로 하면서 나는 나의 에너지를 아끼게 되었다. 그렇게 아껴진 에너지는 내 마음에 여유를 주었고 그런 여유는 사춘기 아이가 떼 부리거나 토라져도 안아줄 수 있는 마음의 평안을 나에게 가져다주었다. 가끔은 아이와 자매처럼 싸우기도 하지만 그런대로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
중학생인 내 아이는 겉모습은 많이 자라서 어른처럼 보이지만 마음에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담고 있다. 지금 내 앞에서 토라지는 아이의 모습은 아이가 더 크면 보지 못할 모습 같기에 지금 어린아이 같은 내 아이의 모습이 많이 사랑스럽다. 아이가 어른이 되면 별거 아닌 일로 토라질 일도 없을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