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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Nov 25. 2021

중학교 3학년인 내 아이의 기말고사 두 번째 날

© George Miltonphotography, 출처 pexels

오늘은 아이가 기말고사를 보는 두 번째 날이다. 내일이면 아이의 중학교 시절의 시험을 마친다.

아이는 시험을 보고 집에 와서 잠을 자고 있다. 나는 아이가 시험 보는 기간에 항상 집에 오면 우선 샤워를 하게 하고 두 시간 정도 편안하게 잠을 재운다. 시험 보는 내내 아이가 집중을 하느라 피곤했을 것 같아서 반드시 집에서 쉬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



아이의 방문을 열어보니 세상모르고 잠을 자고 있다. 잠을 자는 아이의 얼굴에서는 중학교 3학년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마냥 어리고 사랑스러운 내 아가의 모습이 보인다. 곤하게 잠을 자고 있는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나는 아이가 안쓰러워진다. 어느새 아이는 훌쩍 자라서 시험공부도 하고 집중해서 시험을 치르는 청소년이 되었다.



나는 아이가 과목별로 공부를 하고 수행평가와 지필 고사를 보는 것을 잘 해내고 있는 것이 기특하다. 초등학생일 때 내 아이는 많이 밝고 귀여웠지만 중학교에서 수행평가를 제대로 해 낼지 염려가 되는 어느 부분에서는 덜렁거리는 아이였다. 아이가 책가방을 챙기고 등교를 하면 준비물이 빠진 것이 나와서 내가 학교에 가서 전해주던 일이 종종 있었다. 나는 아이가 중학생 때도 그러할까 봐서 염려했지만 아이는 몸이 자라면서 마음도 자라났는지 중학교에서는 스스로 알아서 필요한 것을 잘 챙겨갔다. 그렇게 시간은 아이의 몸과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다.


© lilartsyphotography, 출처 pexels

나는 항상 아이가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시험을 치를 때 중간에 답을 맞히지 않게 하고 모든 시험이 종료되었을 때 채점을 하게 한다. 그래서 답안지가 과목별로 나와도 중간에 채점을 하지 않기에 나와 아이는 시험이 끝나는 내일까지 점수를 알 수 없다. 아이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중학교 3학년인 지금까지 나는 아이가 시험기간에 채점해 보는 것을 하지 않게 하였다. 아이도 점수를 궁금해하지 않고 시험을 마친 과목은 그대로 마음에서 떠나보내고 다음날 시험 볼 것을 준비한다.



시험 성적을 중간에 알게 되면 그 성적이 좋든 또는 좋지 않든 마음이 흔들릴 것 같아서 중간 채점을 하지 않는 것이 나와 내 아이의 시험에 관한 어떤 법칙이 되었다. 나는 아이가 이미 치른 시험의 결과인 성적에 마음을 두지 않고 내일 시험 보게 되는 과목을 정성껏 준비하기를 원한다.



공부는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야 즐겁게 할 수 있다. 행복한 마음은 공부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한다. 나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정성을 기울였다. 아이가 스무 살이 넘어서도 해야 하는 공부이기에 그 과정이 즐겁기를 바랐다.


© Yan Krukovphotography, 출처 pexels

내 아이는 초등학교 내내 모든 과목이 정말 재미있다고 환하게 웃으면서 공부를 즐겁게 하였다. 하지만 내 아이에게도 사춘기는 지나갈 수 없었나 보다. 중학생이 되고 나서 아이는 과목별로 선호도가 뚜렷해졌다. 내 아이는 지극히 이과형 스타일이어서 암기과목을 공부할 때 많이 힘들어한다. 초등학생 때는 모든 과목을 나와 웃으면서 즐겁게 공부를 하던 아이가 중학생이 되고 나서는 암기과목 공부를 할 때 마음이 내키기 않는지 집중을 잘하지 못하고 진도 나가는 것이 힘들었다.


© Ana Madeleine Uribephotography, 출처 pexels

나는 아이에게 "삶의 여정에서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될 때 그 목표점에 쉽게 도달하면 너무나도 좋겠지만 가끔은 언덕도 있고 울퉁불퉁한 길도 나와서 걸어가는 그 길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단다. 그 시간을 참아내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 지금 하고 싶지 않은 과목을 공부하면서 배우는 거란다."라고 이야기를 해 주면서 아이의 마음을 달래준다.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은 엄마에게 토라졌지만 내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리고 아이를 꼭 안아서 토닥거려주는 그 느낌이 좋았는지 잘 외워지지 않는 암기과목을 나와 함께 열심히 공부를 하였다. 그리고 오늘 아이는 시험을 보고 와서 곤하게 잠을 자고 있다. 낮잠을 자고 있는 아이는 마치 밤에 깊은 잠을 자는 것처럼 자고 있어서 아이를 깨우기가 참 안쓰럽다. 하지만 아직 시험이 남아있고 아이를 깨워서 내일 시험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내일이면 아이는 중학교 3년의 과정을 마치는 지필 고사가 끝이 난다. 비록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코로나가 시작되어서 소풍도 수학여행도 가지 못한 아쉬움은 크게 남아 있지만 3년 동안 아이가 중학교를 잘 다녔고 친구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그리고 건강하게 잘 보낸 모든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



내일 기말고사를 마치고 내 아이와 친구들이 조잘거리면서 환하게 웃을 그 모습이 그려져서 나도 함께 미소가 지어진다.






epilogue.

2021년 11월 11일에 기록한 글입니다.

학교별로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중학교 3학년인 아이들이 기말고사를 마쳤거나 또는 지금 치르고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시험공부를 도와주고 계시는 부모님과 아이 모두 힘내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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