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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Dec 02. 2021

그런 특별한 선물을 받는

© lilartsyphotography, 출처 pexels   나는 일상의 자유를 원한다.                                          

작년에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 두 번째로 맞이하는 12월이라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는다. 작년 12월에 나는 아무리 시간이 많이 걸려도 내년 12월에는 코로나로부터 자유롭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런데 그 내년 12월을 나는 오늘 만났다. 코로나에 점령당한 현실 세계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아니 오미크론이라는 더 강력한 변이가 발생한 상황이다. 그렇게 나의 기대감은 방향을 잃었다.



어쩌면 다시 '내년 12월에는 일상의 자유를 누렸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어릴 적 산타 할아버지에게 간절한 마음으로 소원을 빌어 본다.



아이와 신랑이 각자의 사회로 떠난 아침에 나는 환기를 시키고 싶어서 창문을 열었다가 내 뺨을 때리듯이 스치고 지나가는 차가운 바람을 만나서 화들짝 놀랐다.


© Susanne jutzelerphotography, 출처 pexels   겨울요정

나는 아직 늦가을이라고 우기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는데 겨울 요정이 심술궂게 이런 나를 놀리는 듯이 매섭게 차가운 바람을 있는 힘껏 나의 집 거실로 몰아넣었다.



놀란 나는 열린 창문을 다시 닫으려고 손가락에 힘을 주었는데 밀려오는 바람에 나의 힘이 부족해서 창문이 닫히다가 다시 열리는 것을 반복했다. 나는 바람을 몰고 온 겨울 요정과  싸우듯이 온몸에 체중을 손목으로 실어 창문을 밀어내듯이 있는 힘껏 닫았다. 결국 나는 겨울 요정을 이겼다.



창문을 닫았지만 밖의 바람이 부는 소리가 소라고동을 귀에 대었을 때 나는 소리처럼 들려왔다. 대부분 단풍잎이 떨어졌지만 아직 나뭇가지에 열심히 매달려 있는 단풍잎이 내 눈에 들어왔다. 매서운 바람에 마구 흔들리는 단풍잎이 나뭇가지에서 떨어질까 봐서 내 마음도 이내 조마조마 해졌다. 결국 떨어져야 하는 단풍잎의 운명을 나는 알고 있지만 왠지 안쓰럽게 보였다. 그렇게 자신의 운명에 맞서듯이 떨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는 단풍잎을 응원하면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여유 있게 흘려보내고 있었다.



망중한을 즐기다가 갑자기 배가 고파진 나는 신랑이 주말에 구워놓은 마들렌을 따뜻하게 데우고 아침에 원두를 갈아 에스프레소로 내려놓은 커피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적당히 나에게 알맞은 커피를 만들었다.


원두커피와 버터향이 가득한 마들렌

밖은 추운 겨울인데 거실 안의 따뜻한 공기와 기분 좋은 커피 향과 마들렌의 고소한 버터 향이 조율되어 나에게 행복감을 더해준다.



하루하루의 시간은 더디게만 가는데 신기하게도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 2년 정도 시간의 흐름은 빛이 지나가는 것처럼 빠르게 느껴진다.



어느덧 12월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즐거움이 가득한 크리스마스가 있다



산타 할아버지의 마법으로 인해


어쩌면  내년이 아닌 이번 크리스마스에



예전의 일상의 자유를 누리게 되는


그런 특별한 선물을 받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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