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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Mar 24. 2022

어떤 기대하는 마음은

© Kristina Paukshtitephotography, 출처 pexels

기온이 많이 올라간 요즘 산책하기도 좋고 집안 정리를 하기도 좋은 봄날인 것 같다. 나는 오전에 운동을 하고 오후에는 집안을 열심히 치우고 있다. 하루에 한 군데씩 정리를 하면서 나는 스스로도 많이 놀라고 있다. 평소에 나는 정리를 잘한다고 자부했었는데 그건 아마도 나의 착각이었는지 아니면 그동안 아이 공부를 도와준다는 핑계로 제대로 정리를 하고 있지 않았던 것인지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이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고등학교 진학으로 아이는 기숙사에 입소를 하였고 그로 인해서 나는 갑자기 주어진 자유로운 시간이 어색했는데 정리를 해야 하는 일이 생겨서 왠지 반가운 마음도 든다. 그렇게 하루 종일 나는 정리에 매진하고 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아이에게 필요하지 않은 초등학교 6학년 자습서도 책꽂이에 있어서 나는 미소를 지었다. 나는 아이 공부에 관한 책은 잘 버리지 못한다. 이번에 대대적으로 책들도 정리를 하였다. 책들을 정리하고 비워진 공간이 마음을 홀가분하게 만들어 주었다.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나는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 이외에 소비를 잘하지 않고 있다. 아마도 집안에서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면서 어떤 죄책감이 드는 것 같다. "처음부터 내가 구입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버릴 일도 없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새로운 물건을 집안에 들이는 것을 망설이게 하고 뒤로 미루게 하면서 소비하는 것이 더 많이 줄었다. 자연스럽게 절약이 되고 있는 것이다.



평상시에 나는 물건을 되도록 구입하지 않고 미니멀 라이프를 일상에 적용한다. 하지만 오늘 나는 허브 모종을 구입했다. 나의 베란다 정원에 심을 허브 모종을 고르면서 마음이 즐거워졌다. 나는 베란다에서 허브를 해마다 키우고 요리에 활용하고 있다. 초록이들을 키우면서 저절로 생기는 마음의 행복은 생각보다 크다. 마음의 행복을 위해 사용하는 돈은 아깝지가 않다.


© Markus Spiskephotography, 출처 pexels

며칠 후에 배송받을 허브 모종이 지금부터 기다려진다. 평소에 요리를 잘하지 못하는 나는 신선한 허브의 힘을 빌려서 나의 요리 실력을 만회하고 있다.


바질과 로즈메리를 활용한 요리

내가 허브를 마음껏 심을 수 있는 작은 정원이 있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나는 흙을 밟으면서 살고 싶은데 내가 거주하는 곳은 아파트이다. 당장 정원이 있는 집으로 이사를 갈 수 없지만 나는 나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행복하고 싶다. 나의 작은 베란다 정원은 나에게 행복을 주는 곳이다. 그곳에서 싱싱하게 자라게 될 허브들이 지금부터 기다려진다.



나는 "혼자만의 봄날"에 나를 위한 행복한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한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보낼 시간"이 기대가 된다.



어떤 기대하는 마음은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며


현재와 미래의 시간을


행복으로 가득 채워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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